글로벌 금융위기로 야기된 불확실한 국내외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리라는 희망 속에 맞았던 2011년. 이제 어느덧 하반기를 맞아야 할 시점에 와 있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경영환경은 여전하다.
미국발 위기는 여전히 잠복해 있고 유럽발 재정위기는 곧 터질 시한폭탄과도 같다. 여기에 마냥 좋을 것 같던 중국도 비틀거리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실상 무장해제된 상태다. 어떤 경우는 우리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요인도 있지만, 대부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런 가운데 기업들은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상생, 미래 그리고 기여를 택했다. 하반기 역시 이들 키워드가 대부분 우리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동반성장, 수조원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어 기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하게 될 미래 먹을거리 찾기 그리고 기업의 또다른 생존 이유가 되고 있는 사회공헌을 대표하는 이들 키워드는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 그리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은 ‘협력적 네트워크’의 확대란 점에서 미래지향적인 기업활동이다. 따라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애플의 급성장 사례에서 보듯 이런 관계 구축은 그 어떤 연구ㆍ개발 활동이나 제휴협력보다 튼튼한 비즈니스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강한 협력업체 육성이 상생협력의 초점이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챙겨 ‘롯데그룹-협력사,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도 체결했다. 중국 러시아 등 거점 점포에 국내 협력업체 상품 비중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두산그룹도 박용현 회장이 사회공헌과 함께 동반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계열사의 협력업체와 상생협력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이를 최고경영자 고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200여 협력사에 대해 긴급 운영자금 지원 확대, 현금 결제 비율 상향 조정, 대금 지급기일 단축 등 금융지원 및 하도급대금 지급조건을 개선해 주었다.
삼성전기는 최근 ‘동반성장 협약식’을 갖고, 협력사 납품대금 100% 현금지급을 비롯해 상생펀드 1000억원 조성 등 이른바 동반성장 8대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외산 장비업체들이 독점한 대용량 스위치 장비시장을 중소 협력업체와 뚫어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동국제강은 성과 공유와 원가절감에 대한 보상 등 협력사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협력사 및 농민ㆍ지자체와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 공급 확대, 우수 농산물 수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인 ‘크레파스 프로그램’으로 기술 관련 아이디어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