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동차가 5월에도 미국 시장에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전열을 재정비한 일본 업체들이 인센티브를 강화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판매전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가 12일(현지시간) 입수해 발표한 이달 10일까지의 판매 관련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지난달 전년동월비 판매증가율인 40%에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일본 주요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요타가 작년 5월 초순에 견줘 56% 감소했고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45% 줄었다. 혼다와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도 각각 41% 및 46%씩 판매량이 급감했고, 일본 브랜드 중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닛산과 인피니티도 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물량 부족으로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할인혜택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요타이다. 도요타는 이달 초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에 거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매월 도요타가 딜러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내용을 알려주는 ‘The Toyota Navigator’는 한 페이지가 가득 채워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달에는 겨우 두 줄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업체들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주춤했던 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할 움직임을 내비치고 있다. 판매를 끌어올리는 확실한 방법이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실거래가격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캠리, 코롤라, 하이랜더, 아발론 등 핵심 모델에 대해 확대된 인센티브를 지역별 특성에 맞춰 제공하기로 했고 닛산 역시 할인률을 높여 미국 내 판매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인센티브 정책을 앞세워 판매증대를 꾀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 차량 판매가 늘면 현대ㆍ기아차 판매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겠지만 올 미국 시장 공략의 원칙은 제값받기인 만큼 경쟁업체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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