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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트 하나 탓에”…이번엔 최첨단 잠수함이 멈췄다
KTX를 탈선시킨 것도, 해군의 최신예 잠수함을 멈추게 한 것도, 대통령 전용기를 회항시킨 것도 결국은 모두가 볼트가 문제였다. 

첨단기기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볼트와 너트인데, 조그맣고 사소한 것이라고 그냥 대수롭게 지나쳐버리는 ‘기본무시 증후군’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 해군의 최신예 214급(1800t) 잠수함 1~3호인 손원일함, 정지함, 안중근함 3척 모두 함교 갑판을 고정하는 볼트의 조임 성능이 부실해 볼트가 운항 중에 풀리거나 부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운항정지 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 자체조사 결과 사고원인은 볼트 제작사인 국내 업체가 독일의 HDW사가 설계 당시 요구한 조임 강도에 못미치는 제품을 납품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후 갑판 고정 볼트 전량을 HDW사 규격의 볼트로 교체했지만 이후에도 볼트 풀림 현상이 발생하자 HDW사 기술진이 한국에 와서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갑판 내부에 철판을 덧대고 보강 볼트를 박아 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잠수함 볼트 풀림 현상을 확인한 뒤 제작사가 수리를 완료해 작전 운용에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3월12일 기체이상으로 회항하는 소동을 벌인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ㆍ코드원)의 결함 원인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장착된 볼트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작사인 보잉의 원인 분석결과 공기개폐기 작동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위에서 아래로 잘못 장착된 상태로 출고됐고, 공기개폐기문이 볼트 아래쪽 돌출된 부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누적된 피로균열로 부서진 것이다.

올해 2월 11일 광명역 인근에서 발생한 KTX-산천 탈선사고는 선로전환기 노후 케이블을 바꾸던 공사업체의 작업자가 볼트에 끼워 기계부품을 고정하는 너트 하나를 완전히 채우지 않아 선로전환기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발생했다. 시속 300Km 이상의 고속으로 운행하는 KTX는 작은 볼트 하나로 인해 열차가 탈선하고,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어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볼트나 너트는 첨단기기가 제대로 기능하고 안전을 담보하려면 꼭 필요한 부품”이라며 “볼트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다시 생기기 않도록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 우리사회 내부통제의 볼트와 너트도 다시 조임으로써 기본을 중요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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