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은 오는 23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사회를 갖고 STX조선해양이 포기한 실권주에 대한 제3자 배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STX그룹에 따르면, STX중공업 지분 94.06%를 보유한 STX조선해양이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인 지난 16일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실권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배정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STX중공업이 산업 플랜트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력 계열사인 만큼 실권주를 외부 세력에게 배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STX가 그룹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찬우 STX중공업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8일(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라드 살랄 사이드(Raad Shallal Saeed) 이라크 전력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3조원 규모의 디젤발전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
실제 STX는 최근 20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해 자금을 확보했다. 유증 당시 STX는 “증자 자금의 일부를 지배구조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STX가 STX중공업의 실권주를 받게 되면 지분 48%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 STX중공업 자본금이 95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자 후 STX조선해양의 지분이 46%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STX중공업이 STX의 손자회사가 아니라 자회사가 되면서 STX-STX조선해양-STX중공업으로 이어지던 그룹 지배구조가 STX를 정점으로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을 거느리는 지주사 형태로 다소 전환된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중공업의 이사회에서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누구에게 실권주가 배정될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외부 세력에게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TX의 지주사 전환 여부에 대해 “아직 STX솔라나 STX메탈 등 손자회사가 존재하고 있는데다 지분을 50%이상 보유하지 못한 자회사가 많아 당장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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