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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비 인하 놓고 당-방통위 정면 충돌..포퓰리즘 논란
통신비 인하 문제가 시장 논리와 동떨어진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휘둘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한나라당에 통신비 인하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당과 협의하지 않은 방통위의 통신비 인하 방안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방통위를 압박했다.

방통위가 보고한 통신비 인하 안에 기본료 인하와 가입비 폐지가 빠진 것에 대해선 민심이반을 언급하며 방통위를 질타했다.

이에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방통위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며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통신비 인하 안에 대한 정부 여당의 고압적인 태도가 방통위의 고유 영역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방통위는 다음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앞으로 양측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가 보고한 통신비 인하 안에는 스마트폰 무료 통화 20분 추가, 음성·데이터·문자 사용량을 이용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 도입,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여당은 전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기본료 폐지와 가입비 인하가 꼭 필요하다며 방통위를 압박하고 있다. 방통위는 인위적이고 일률적인 요금 인하보다 설비 투자 등 경쟁 활성화를 통해 인하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통신요금에 대해 직접 낮추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과 달리 민영기업인 통신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격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엄격히 말하면 정부의 이 같은 요구는 ’불법’인 셈이다.

강압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밀어붙인다면 ’관치’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에서 통신비가 단골메뉴로 등장하면서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내년에 통신비를 또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하반기로 가면서 지하철 요금, 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민영기업인 통신사에 대해서만 유독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게 시장에서 제대로 먹힐 지도 의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률적인 요금인하에 따른 소비자 혜택과 사업자 간 경쟁유발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 요금 인하에 따른 업계의 수익 감소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요금 인하 방안을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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