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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해적재판 시작, 최대 사형까지 가능
우리나라에선 처음이자 세계적으로도 네덜란드와 미국, 독일에 이어 4번째 열리는 해적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시작됐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우리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4명에 대한 공판이 23일 부산지방법원 301호에서 시작됐다. 재판을 위해 해적 4명은 오전 8시께 구치소를 나서 8시30분 부산지검에 도착했으며, 11시10분 첫공판에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총 5일간 진행된다. 법원은 오전 9시반께 최종배심원 12명을 비공개로 선정했으며, 배심원단은 5일 후 유무죄와 형량을 결정하고,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내용을 들은 후 27일 오후 6시께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한편 재판과정에서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해균 선장에게 총기를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마호메트 아라이’와 나머지 3명의 해적들이 모두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강도살인미수 혐의부분. 석 선장에게 총기를 가한 인물로 지목된 아라이가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일부 증언이 엇갈리고 있는 점을 변호인측에서는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검찰은 우리 선원들의 증언과 국과수의 총기실험결과 등을 증거로 내세워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주요 증인으로는 석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와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법정에 서게되며, 재판추이에 따라 석 선장이 직접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판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예상되고 있다. 해적들이 소말리아어밖에 쓰지 못해 재판과정에서도 ‘소말리아어-영어-한국어’ 순차 통역으로 진행된다. 전지환 부산지법 공보판사는 “한국어에서 바로 소말리아어로 통역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영어에서 소말리아어로 이중통역을 거쳐야 한다”며 “정확한 통역 여부와 순차통역에 다른 시간 관계상 어려움이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해적들에게 최대 사형까지 평결이 가능하다.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지목된 아라이나 우리 해군에 총격을 가했던 해적들에겐 비교적 높은 형량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상강도 등 확인된 혐의만 적용되더라도 해적들에게는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최고 무기징역이 언도될 수 있다.

이번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국내 언론들은 물론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 AP와 AFP등 전세계 10여개 해외언론도 취재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민적 관심을 의식해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 첫날 피고인들이 법정에 들어서는 장면을 공개했으며, 기사송고실도 마련해 취재편의를 제공했다. 배심원 외에 방청을 원하는 사람은 방청권을 받아 재판을 지켜 볼 수도 있다. 또 테러 등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청사주변에는 1개 중대규모의 경찰이 배치됐다.

한편, 국민재판을 거부한 ‘압둘라 후세인 마하무드’는 별도로 다음달 1일 오전 일반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윤정희 기자 @cgnhee>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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