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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이 무서워”…의사도 교수도 부인 살해
실종된지 50만에 발견된 교수 부인이 낙동강 변에서 토막난 시체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남편 강모(52) 씨가 지목돼, 검찰은 23일 강모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와 강씨의 승용차 안에서 발견된 혈흔, 강씨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사체 없는 살인’이라는 검색어가 나온 점 등을 바탕으로 남편의 살해를 거의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남으로 만났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인연을 맺은 부부.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사회상을 봤을 때 더 이상 남편과 부인 관계가 모든 것을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관계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석 하게 만들었던 만삭 부인을 살해한 의사 남편 사건도 있었고 아내를 죽인 뒤 사체를 12년 간 보관해 온 남편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혼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서”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술 먹지 말라고 잔소리해서”... 그 이유도 옆집 부부싸움에서 들을 법한 다툼의 한 소절이다.

실제로 한국여성의전화가 2010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남편 혹은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된 여성들이 74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5일에 한 명 꼴로 살해 당한 셈이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과 살해시도가 미수에 그친 사건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을 받는 아내 수는 더 많다는 얘기다.

지난 2008년,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일본으로 도피한 전직 대학 교수가 8년 만에 경찰에 붙잡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 A 대학의 전직 조교수였던 배모(45) 씨는 당시 이혼 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아내를 목졸라 살해했다. 이어 그는 6세 아들까지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질식사 시키고 함께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에는 두 건의 아내 살인 사건이 사람들을 공황 상태에 빠뜨렸다. 우선 ‘만삭 의사부인 살해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출산을 한달 여 앞둔 만삭의 여성이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범인은 외과의사인 남편 백모 씨로 밝혀졌다.

백 씨는 의사다운 소견을 동원해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백 씨가 부부싸움 도중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사실을 밝혀냈다.

남편이 용의자로 지목됐을 당시,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이후 그의 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남 부러울 것 없는 사회적 지위에 오른 의사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까지 한 아내를 살해했다는 사실에 충격은 가시질 않았다.

그 사회적 충격을 증명이라도 하듯 백 씨가 아내를 죽이고 욕조에 유기하기까지 범행 과정을 유추한 기사가 나오는가 하면, 백 씨가 어렸을 때부터 게임중독 증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거녀와 모의해 부인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이혼을 거부하는 아내를 말다툼 끝에 살해해 암매장했으며, 이 범행에 남성의 동거녀와 동거녀의 아버지, 오빠 등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동거녀와 함께 자신의 아내를 목졸라 죽였으며, 이후 동거녀의 오빠, 아버지와 시신 처리를 상의한 후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에는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12년 간 집안에 보관해온 5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고 믿었던 가정에서, 가장 돈독한 관계라고 믿었던 부부 관계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0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살인 사건의 24.9%가 가족 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가정 폭력과 같이 ’집안 일’로 축소되는 문제들이 강력 사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개인이 해결할 일로 소외되고 은폐되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이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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