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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옥에 귀신까지?…무시무시한 시위들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앞. 소복에 길게 늘어뜨린 머리와 하얀 얼굴, 섬찟하리마치 새빨간 입술까지 영락없는 처녀 귀신 모습을 한 여성 수십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터전국연합 소속 성매매 여성들은 이날 성매매집결지 단속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소복을 입고 몸에 보디페인팅을 한 채 대중 앞에 섰다. 성매매 집결지의 상권이 죽어간다는 뜻을 표현하겠다는 의미였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그녀들의 절박한 외침만큼 얼굴에 그려넣은 표정은 등골을 섬찟하게 됐다. 이날 시위는 이후 백화점 명품매장 진입과 분신 시도가 더해지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력 언론에도 이날 시위는 대서특필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서울 여의도 등지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시위도 경쟁력이 필요한 시대. 남들과 차별화되지 않고선 대중의 관심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한 자리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하는 것은 진부해졌다. 자신들의 주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독특한 퍼포먼스는 필수 요소가 됐다. 

정운천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이른바 ‘함거 석고대죄도 최근 이슈가 된 퍼포먼스 중 하나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나와 ‘LH 전북 일괄유치 공약을 내걸었던 그는 LH경남일괄이전과 관련해 전북도민들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함거에 들어가 석고대죄를 진행했다. 조선시대 유배자의 모습처럼 상하의 흰색 옷을 입은 채 함거 안에 들어앉은 정 전 최고위원의 모습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구(區) 의 재정난을 호소하기 위해 구의회 의장이 거리에 나선 경우도 있다. 오금남 종로구의회 의장은 “종로구에 재산세 비과세 대상인 청와대, 정부중앙청사, 경복궁 등 관공서와 문화재가 몰려 있어 구 재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지난 24일부터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신의 어깨 높이 정도의 노란색 판넬 게시판 뒤에 서있는 오 의장은 언뜻보면 노란색 상자 안에 얼굴만 내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세입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가가 특별교부세로 지원을 해주거나 아예 ‘특별자치구’로 지정해 비과세 대상을 대폭 축소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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