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팀장 직급 부사장 격상
‘책임감사’권한 무게감 높여
고강도 감사 회오리 예고
삼성그룹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이 15일 교체되면서 삼성에 ‘테크윈 후폭풍’이 거세게 불게 됐다.
삼성테크윈의 비리 적발과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격노 이후 삼성 내 감사 바람은 예고됐지만 감사 책임자 교체를 계기로 당분간 대대적인 감사와 함께 삼성 내 정풍운동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교체는 삼성테크윈 비리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점에서 새로운 감사팀장과 인사팀장을 중심으로 한 긴박한 감사 시스템 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감사팀장의 직급을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려 무게감을 높임으로써 ‘책임 감사’의 권한을 부여했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물론 이 같은 결정은 이 회장의 방침에 따른 수순이다. 이 회장은 앞서 삼성테크윈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강하게 질타한 후 감사 책임자 직급 상승 및 인력 보강 등을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새로운 팀장을 중심으로 삼성 내부를 완벽히 들여다보고, 들출 것은 들춰 도려낼 것은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이 담겨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회장이 삼성테크윈 비리와 관련해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 대책도 미흡하다”고 톤을 높인 점을 감안하면 후속 감사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는 말로 나온다.
실제 삼성 내부는 감사팀장 교체 이전부터 고강도 감사가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사장부터 직원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의 한 직원은 “요즘 분위기는 한마디로 ‘모두 얼었다’고 표현할 정도”라고 했다.
일부 계열사에선 임원이 직원들을 불러모아 “부정의 ‘부’자, 비리의 ‘비’자 근처에도 가지 마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감사팀 인력 보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계열사 인재를 보강하되, 필요하다면 외부 감사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동시에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카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지원실장 최모 전무가 지난해 발생한 기프트카드 부정 발급 사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삼성 측은 일본 출장을 통해 업무도 보고 지인도 만나는 일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