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다음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장비를 공급할 업체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에릭슨 등 국내업체들이 외국업체들의 견제를 뚫고 국내 4세대 LTE 장비 시장을 석권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7일 KT와 통신장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지국과 게이트웨이 장비 분야로 나눠 LTE 장비 공급업체 제안서를 접수받은 KT는 현재 삼성전자, LG에릭슨,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시스코시스템즈 등 총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다음주 후반께 기지국 장비 분야와 게이트웨이 분야에서 각각 2개 업체 내외를 선정한 후 8월 장비시험평가(BMT)를 거쳐 최종 장비공급업체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이달안에 선정되는 업체들이 사실상 최종 장비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에릭슨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은 기존에 KT에 장비를 공급해 온 회사들인 데다 KT가 구축하는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 기반의 LTE 기술을 구현하는 데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서 KT와 CCC 솔루션을 공동 시연한 바 있다. LG에릭슨은 클라우드 방식의 고속패킷접속방식(HSPA+)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KT의 LTE 장비업체 선정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KT의 장비 공급권까지 따내면 통신 3사의 LTE 장비 시장을 국내업체가 모두 장악하는 의미가 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알카텔-루슨트는 이번 KT 장비 입찰에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알카텔-루슨트는 국내 LTE 장비 시장 진출 계획을 접고 새로운 무선 전략 전략을 모색 중이다.
한편 게이트웨이 분야에 제안서를 낸 시스코시스템즈도 KT 3세대(3G)망에서 쓰던 공급사(스타랜트)를 인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장비 업체 선정 이후 9월부터 망구축작업을 시작해 시작해 11월부터는 서울시내 주요 도심권 핫스팟 위주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 1월에는 광역시를 포함한 주요 24개시로 LTE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