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은 경력직 공인회계사 2명을 수사관(7급)으로 특별 채용해 ‘회계분석반’을 출범했다. 새 검찰 식구가 된 이들은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4~5년차 회계사들로, 기업의 회계장부를 분석하고 분식회계나 부실감사를 걸러내는 일을 맡는다.
그동안 중앙지검은 회계 전문 인력이 필요할 때면 대검찰청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최근 금융증권 범죄가 잦아진데다 점점 정교해지면서 중앙지검 일선 검사들은 수사에 어려움이 컸고 자연스레 대검에 ‘아쉬운 소리’를 할 일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처지가 바뀌었다. 지검이 회계분석반 간판을 달기도 전에 대검이 회계사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첨단범죄수사과에 10명의 회계사가 있지만 최근 잇따른 저축은행비리와 비자금 사건 등으로 거의 매일 밤샘 작업이 이어지면서 회계사들의 업무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이다. 대검으로서는 이들 회계사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지검으로서도 당장 회계사 없이 수사를 해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금융 범죄는 불법과 탈법, 합법 사이를 종이 한 장 차이로 왔다 갔다 하고 있어 회계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김우영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