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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경제)보다 배꼽(수출입) 큰 구조로 가는 한국
의존도가 높다는 건 좋을게 하나없다. 오히려 위험하다. 변수에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가 꼭 그렇다.

올 1분기 무역 의존도가 9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만 무섭게 늘어날 뿐 내수를 중심으로 한 국내 경제는 제자리 걸음했다는 얘기다. 수출의 과실이 국내 경제에 제대로 나눠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국은 세계경제 외풍에 취약한 구조로 가고 있다.

▶무역 의존도 97%…사상 최대=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년 1분기 ‘국민계정’ 통계에서 우리나라 재화 수출과 수입을 더한 총 무역액은 280조746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잠정 집계치 288조2493억원과 차이가 불과 8조원도 되지 않는다. GDP에서 재화 수출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무역 의존도는 작년 87.4%에서 97.4%로 치솟았다. 2008년 기록인 90.5%는 가뿐히 갈아치웠다.

지금 추세라면 무역 의존도 100% 돌파는 시간 문제다. 무역 의존도가 100%를 넘는 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벨기에 등 극소수다. 그럴만한게 이들은 대부분 ‘서류상 수출’이나 ‘제품 통관’에 집중하는 중계 무역국이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종류가 다르다. 한국처럼 직접 생산하며 무역 의존도가 100%에 육박하는 나라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한국과 비슷한 수출 주도형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일본만 해도 작년 무역 의존도는 각각 50.6%, 28.8%였다. 우리와 달리 국내 경제도 잘 커왔다는 뜻이다. 경제 구조가 그만큼 단단하다는 의미다.

▶수출 주도 경제 ‘한계점 왔다’=세계 경제위기 전만 해도 한국의 수출입 의존 정도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무역 의존도는 40%대였다. 외환위기 직후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에 집중하면서 무역 의존도는 꾸준히 상승했지만 50~6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위기 직후인 2008년 90%대를 돌파하더니 금년 1분기 100%에 근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무역에 의지하는 경제는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 세계 경제위기는 유럽과 미국의 돈 풀기로 수출 경기가 지탱되어 이겨낼 수 있었다. 중국 등으로 부품을 팔아 견뎌냈다. 신흥국의 경제성장의 힘이었다. 하지만 다음 경제위기에도 그렇게 운이 좋을지는 미지수다. 비대해진 무역 규모 만큼이나 내수 경기를 살려야하는 일은 더 늦출 수 없는 지상 과제가 됐다. 서비스업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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