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기조 시험대
인사노무팀 각사 동향체크
李회장 미래 경영행보 좌우
평창 유치위해 막판 총력
“복수노조가 무난히 지나가고, 특히 평창이 잘돼야 할 텐데….”
요즘 삼성 사람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하는 얘기다.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와 7월 6일 남아공 더반에서 유치 여부가 결정되는 평창 올림픽 이슈가 단기 또는 중장기 삼성의 미래에 중대 변수라는 얘기다.
노조 경험이 없는 삼성으로선 복수노조 시대가 쉽지 않은 시험대이고, 평창 올림픽 유치 여부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이 탄력을 받느냐, 다소 위축되느냐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7월 초를 잘 보내면 새로운 경영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전제조건은 복수노조와 평창 올림픽이 순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수노조에 관한 한 삼성은 주시 중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복수노조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지만, 물밑에선 행여나 돌출될 복수노조 움직임에 발 빠른 대응을 준비 중이다. 연구ㆍ개발직이나 관리직에서 노조가 생길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는 한편, 한국노총 등의 계열사 접촉 흐름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그룹 인사팀장에 노조ㆍ인사전문가로 손꼽히는 정금용 삼성전자 전무를 발탁한 것도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하는 삼성 움직임의 한 포인트라는 시각도 대두된다. 계열사별로 인사노무팀이 나서서 각사의 동향을 체크하고 이를 그룹에 보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평창 올림픽에 대한 삼성의 시각은 보다 직설적이다. 삼성 임원은 “평창은 무조건 잘돼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 내부에선 현재 평창 올림픽 유치 여부를 51대49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괜히 긍정적 분위기에 휩쓸리다가 유치가 안 되면 후폭풍을 맞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많다. 때문에 “분위기가 좋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고 한 이 회장도 그렇지만, 많은 삼성인이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막판 하루 이틀이 중요하다”고 신중한 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귀국 후 이달 말 남아공 더반으로 출국한다. 평창 지원 행보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현장에서 유치 여부를 확인하는 일정이다. 이후 이 회장의 행보는 쉽게 짐작이 된다. 평창이 잘 안 되면 당분간 자숙의 모습을 보이면서 시간을 갖겠지만, 평창 유치가 확정되면 삼성 쇄신과 제2 신경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