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41) 넥슨 대표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지난 1996년 넥슨이 ‘바람의 나라’를 선보이며 전세계 게임 시장에 ‘온라인 게임’이라는 새 장르를 열었던 당시 상황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 보다) 8년 앞서 대한민국에 벌어진 일이다. 극적이라면 (우리가) 더 극적이었을 것이다. 미국 기업이라서 좀 더 평가를 받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서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지만, 넥슨은 이제 어엿한 국내 1위(2010년 매출 기준) 게임회사가 됐다. 예상대로라면 올해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 중 약 64%를 해외에서 거두고, 72개국에서 30여개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할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세계 최초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고, ‘게임 내 부분유료화 모델’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낼 만큼 남다른 감각도 보유했다. 특히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어 낸 경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넥슨은 자신들이 쌓아온 풍부한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를 자산으로 두지 않고 공유하기로 했다. 개발자 콘퍼런스와 젊은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핵심 축이다.
▶야구단? 우린 개발자 콘퍼런스로 지식 나눈다= 넥슨의 ‘지식의 나눔(share)’의 대표 주자는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Nexon Developers Conference)’다. NDC는 게임 개발과 관련한 지식 및 노하우를 사내 직원들과 나누자는 취지로 지난 2007년 사내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한 행사. 하지만 올해 ‘NDC2011’은 넥슨 임직원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 및 학생으로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닷새 동안 실시됐다.
전체 117개의 세션 중 약 80%가 업계 관계자들에게 공개되었다. 국내 및 해외 업계 종사자와 학계 인사 등 총 120명이 연사로 참석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닷새 동안 총 7000여 명의 게임 업계 관계자가 참관객으로 참석했다.
당시 기조연설에 니선 ‘전(前) 캡콤의 게임개발 총괄자이자 ‘콤셉트(comcept)’의 대표이사인 이나후네 케이지는 “일본이 10년 전 콘솔게임의 정상자리를 유지하며 오만함을 가져던 것이 오늘날 게임산업의 정체를 낳았다”며 “한국도 강점을 가진 게임개발 부문, 특히 서비스 부문에만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젊은 인재에 대한 지속 투자= 넥슨은 우수한 개발자 발굴 및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된 대표적인 장학 프로그램 ‘넥슨 오픈 스튜디오: 시즌3’의 참가자를 24일까지 모집한다. 대학교 재학생 및 프로그래머 지망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원자 중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해 20명을 ‘NOS 멤버십’으로 선발하게 되고, 총 3번에 걸쳐 진행되는 서바이벌 방식의 ‘미션’ 수행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 외에도 게임산업에 관심이 많은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 선진 IT산업을 시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인턴십’, 유능하고 감각있는 예비/현직 디자이너들에게 게임 그래픽 디자인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디자인 공모전’ 등 다양한 장학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 넥슨은 지난 14일 장학프로그램 통합 홈페이지인 ‘넥슨인(NexonIN)(http://www.nexonin.com)‘을 오픈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인재에 대한 투자도 그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전부문에 걸쳐 대대적인 수시채용 모집을 진행 중에 있으며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넥슨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지원서 접수는 30일까지이다. 하반기 공개 채용은 9월 1일부터 진행된다고 넥슨측은 전했다.
<김대연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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