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3, 대형 계약협상 활발
STX유럽 총 10여대 수주 진행
삼성重도 시장 첫 진입 눈앞
바다 위를 달리는 초호화 호텔 크루즈의 하반기 시장 전망이 밝다.
올 상반기를 넘기면서 금융위기의 서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자 크루즈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크루즈 선사들까지 속속 선박 발주를 위해 조선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간만에 열리는 크루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부문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톱3 대형 크루즈 계약 협상 중=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은 조선사들에게 최악의 해로 남았다. 크루즈 시장의 76%(2009년 기준)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의 수요가 거의 ‘제로(Zero)’에 가까웠다. 국제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주금액은 105억8500만 달러였지만 2008년, 2009년에는 각각 16억7600달러, 7억5000만 달러 등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크루즈 시장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유럽크루즈협회(ECC)가 향후 4년간 발주할 크루즈선이 총 23척(발주액 108억 유로, 15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긍정적이다.
실제로 크루즈 건조 빅3인 메이어베르프와 핀칸티에리, STX유럽 등은 지난해부터 크루즈 수주를 재개했고, 올해는 연초부터 빅3가 각각 대형크루즈 1대씩 사이좋게 수주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더욱 다양한 크루즈 계약들이 진행되면서 수주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척을 수주한 STX유럽은 지난 1월 럭셔리 크루즈인 유로파2를 이미 수주했다. 또 올 하반기 수주를 목표로 대형 크루즈 4대 등 총 10여대의 크루즈 건조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TX관계자는 “미국 선사들이 최근 크루즈 건조를 문의해오면서 크루즈 시장이 활력을 띄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유럽이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안에 인도한 ‘얼루어 오브 더 씨즈(Allure of the Seas)‘호. 축구장 3개 반을 이어 붙인 길이와 16층 높이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
▶삼성중공업도 가세... 대형 크루즈 본계약 임박=크루즈 건조의 전통 강자인 STX유럽 외에 삼성중공업도 크루즈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미국의 크루즈 선사인 유토피아로부터 11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크루즈선 본계약에 대한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번 달 말에도 본계약 체결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이 크루즈가 선박 건조에 들어가면 국내 소재 조선소에서 처음으로 건조되는 크루즈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이 본계약을 앞둔 선박은 세계 최초의 아파트형 크루즈로, 10만톤의 거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09년 11월 유토피아로 부터 단독 입찰 대상자로 선정된 삼성이 19개월 간의 지리한 협상 끝에 얻어낸 쾌거다.
그 동안 유토피아측은 건조자금 마련을 위해 일정 부분 이상의 객실 분양이 이뤄져야 하기 전에는 본계약을 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크루즈 객실 수요가 살아나자 계약이 급물살을 타게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토피아와의 계약 협의는 큰 그림은 이미 나왔고 이제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