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민선5기 출범 직후부터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왔던 서울시와 시의회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두고 격돌,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행정사무 조사를 추진한다.
2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박운기, 한명희 등 민주당 시의원 56명은 지난 21일 서울시 한강르네상스사업 특혜 및 비리규명을 위한 행정 사무조사 요구의 건을 발의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대 업적이 청계천 복원이라면, 오 시장에게 최대 업적은 한강 복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이는 한강을 그리고 있는 오 시장의 입장에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지난 7개월 동안 시의회 출석을 거부해 온 오 시장의 시의회 출석을 계기로 한판 정면 승부를 벌일 생각이다.
발의 의원들은 “시민의 혈세가 낭비된 사례를 밝히고 관련 사업의 여러 절차와 과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고자 행정 사무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시의회 정례회 기간부터 6개월 동안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적정성과 타당성 검증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조사대상은 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 주체인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뿐 아니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SH공사,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등 한강사업과 관련된 서울시 조직 및 산하기관을 총망라한다.
특별 의정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한강르네상스사업의 핵심사업인 서해뱃길조성사업 전반,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 반포ㆍ여의도ㆍ난지ㆍ뚝섬 등 한강공원특화사업, 플로팅아일랜드, 여의도요트마리나, 한강투어선 건조사업, 한강예술섬 조성사업 등의 적정성 및 타당성 조사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지난 20일 시의회 정례회 개시 시점에 여러 차례 언급됐다.
이창섭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민주당ㆍ강서)은 20일 “오세훈 시장의 독단적인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활동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김명수 민주당 시의원 대표도 지난 20일 정례회에서 “시의회 차원에서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한강르네상스를 검증할 것”이라며 “서해뱃길 사업의 무모함을 인정하고 당장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최근까지 “정부가 추진해 온 인천 아라뱃길과 이어지는 서해뱃길은 정부 사업에 서울시가 숟가락만 놓으면 되는 사업”이라며 “5~10년 뒤 도시경쟁력의 초석을 놓는 투자인 이 사업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