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동 大기자 KBS1라디오 ‘경제투데이-부동산시장 동향’ 인터뷰>
MC 성기영: 집 가진 가난한 자-하우스 푸어, 집없는 가난한 자-하우스리스 푸어, 새로운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 만큼 부동산 시장이 누구에게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오늘은 양극화되고 있는 평형별 아파트가격과 전망을 알아봅니다. 헤럴드경제 장용동 大기자입니다.
-정말 소형 천국입니다. 세계금융위기 이전은 중대형을 찾느라 난리였는데 완전히 시장이 바뀐거죠?
▲그렇습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소형매물만 거래될 뿐 일단 중대형은 거들떠보지않는 상황이구요. 신규분양시장에서도 85제곱미터 즉 과거 33평형을 기준으로 그 이상 평형은 분양가가 싸도 미분양, 미입주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중개업소 마다 대형은 1억 이상 낮은 가격에 급매물로 나와 있는 형편입니다. 수도권은 지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분양물량과 신규입주단지에 나가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분양주택의 80%이상이 중형입니다.
실용주의로 변했다고 할까요. 지속적으로 오르던 집값이 꺾이면서 큰 주택, 비용이 많이들어가는 주택 기피현상이 뚜렸해졌습니다.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작은 주택에 비해 중대형이 손해죠. 더구나 전ㆍ월세시장만 달아오르는 구조적 변화상황에서 대형은 찬밥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강남 신규분양아파트 49제곱미터 평형이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고경쟁률인 248대 1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흐름도 완전히 역전됐다면서요.
▲부동산 정보업체가 분석한 자료를 보니까, 최근 5년간 소형 아파트(공급면적 66㎡ 미만) 가격 상승률이 대형(165㎡ 이상)의 10배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만큼 선호도가 높았다는 얘기죠 . 지난 2006년 6월부터 이달까지 최근 5년간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공급면적 165㎡ 이상은 8.2%인 반면 66㎡ 미만 소형은 77.4%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급면적별 상승률은 66㎡~99㎡ 미만 42.2%,99㎡ ~132㎡ 미만 22.6%,132㎡ ~165㎡ 미만 10.0%로 분석돼 소형으로 갈수록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서울에서 66㎡ 미만 소형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북구였는데요, 무려 133.8% 상승했고 노원구(113.9%),도봉구(111.2%)도 상승률이 100%를 웃돌았습니다.
경기지역도 극명하게 양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같은 기간 소형은 58.6% 오른 반면 대형은 11.5% 하락했습니다. 동두천시 소형 아파트가 116.9%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의정부시(109.5%),여주군(95.0%),남양주시(80.5%),양주시(75.8%) 등의 순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전ㆍ월세수요가 많고 가격부담이 덜한 곳일수록 소형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대형아파트는 어떤 상황입니까?
▲부동산 호황기 때 과감히 대형 아파트를 구입했던 투자자나 내집마련층은 요즘 최악의 상황입니다. 바로 하우스 푸어가 된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거래시장의 장기 침체로 팔지도 못하고 금리는 자꾸 올라 이자는 더 많이 내야하고...
실제로 대형 아파트는 중소형에 비해 가격 추락 속도가 빠른 데다 웬만한 조건으로는 수요자가 거들떠보지도 않아 시가 보다 최소 1억원 이상 낮춰야 겨우 매매가 성사되는 분위기입니다. 대출금 갚느라 고생하고 가격하락해서 손해보고...이런 상황이죠.
주로 서울 강남, 목동, 경기 분당, 용인, 수원, 청라 등 2000년대 중반이후 투자 수요가 집중적으로 유입된 곳에 대형 아파트 매물이 많이 쌓여있는데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지 않으면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양천구 목동 6단지에서 가장 큰 181㎡규모 아파트는 18억원아파트를 14억원에 매각되는 상황입니다.
매매시세가 15억~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강남구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224㎡는 이달 초 13억3천만원으로 낮춘 가격에 매매됐습니다. 고급단지가 더욱 심한 셈입니다.
지난 2006년 인기지역이었던 분당 서현동의 233㎡ 아파트도 당시 14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들어서는 10억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는데도 거래가 안돼 집주인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31일과 올해 6월17일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 시세를 비교한 결과 서울은 -0.20%, 수도권은 -0.25%, 신도시는 -0.17%로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작년 말에 비해 서울 1.48%, 수도권 0.52%, 신도시 1.67% 각각 올랐고, 60~85㎡ 중소형 아파트도 서울 0.40%, 수도권 0.08%, 신도시 0.44% 각각 상승, 이를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소형 강세, 중대형 약세 현상이 앞으로 지속될 것인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상황에 전ㆍ월세시장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더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우리사회 쏠림현상, 그 어느 나라 보다 심한 쏠림현상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 중심의 시장 구조가 월세로 바뀌면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세차익을 감안한 투자가 사라지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기 떄문에 영향이 클 것입니다. 건축 공법이나 디지인면에서도 현재의 20평형대는 과거 30평형대에 못지않은 크기라는 점도 작용했고요.
하지만 여기에는 그 동안 중대형 중심의 과다공급 영향도 없지않는데다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 소형집중 현상이 빚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처럼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이나 중대형 수요가 일정 부분 존재하리라 봅니다.
-중형대도 관심있게 봐야한다는 얘긴가요?
▲그렇습니다. 특히 1인당 주거면적 등 주택의 질적 수준도 주요국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도 중대형이 회복 여지가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하는데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주거용 건축면적은 33㎡로 2005년(29㎡)보다 13.8%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일본(2003년)의 36㎡, 독일(2002년) 40㎡, 영국(2001) 44㎡, 미국(2003년) 68㎡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낮은 편입니다. 앞으로 1인당 주택연면적은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좀 더 넓은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떄문이죠.
수급불안 문제도 중대형 부활을 예상해볼 수 있는 요인입니다. 소형선호로 요즘 온통 소형만 짓고 있습니다. 중대형분양이 지지부진하니 공급자 측에서는 소형 위주로 사업을 하는 것이죠. 공급과잉 현상을 지나 이제 가뭄이 들 정도입니다. 실제로 올해부터 중대형 아파트는 입주량이 급감, 연간 1만9344가구에 그칠 전망이며, 2012년에는 1만7816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부자들은 역발상 전략으로 부(富)를 일구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장이 침체에 빠질 때 싸게 사들이고 달아오를 때에는 오히려 고점에 파는 전략.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금 알짜가 될 수 있는 중형대 투자도 좋은 대안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이른바 ‘쌍봉세대’라고 하죠. 40~50대 연령대에서는 자녀들이 커가고 소득도 늘면서 집을 넓히려는 욕구가 왕성할 때입니다.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 핵심 수요층인데 통계청 추계인구에 따르면 전국의 40~50대 인구는 2016년에 1635만명으로 피크를 이룰 전망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882만명을 기록하는 2022년에 정점을 이뤄 전국의 40~50대 인구 정점 보다는 6년 정도 늦어질 전망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은 중대형 수요가 땅바닥으로 떨어져 있지만 반드시 이런 모습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오피스텔 분양이 많아지는데요.
▲그렇습니다. 소형 수요가 많아지고 세컨하우스 개념의 주택을 직주근접 형태로 수요가 많아질 것이나 한 곳에 대량 공급할 경우 투자수익은 고사하고 관리비로 골치를 앓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유망단지, 인구집중도, 분양가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합니다. 지난 2000년대 후유증이 재판될 수 있습니다. 투자상품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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