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분배왜곡, 반기업정서, 고용불안 등 우리나라 경제는 그동안 성장주의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경제정의를 실천하고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은 무엇일까?
한 해법이 제시됐다. 바로 공동체적 자율에 기초한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이다. 이 동반성장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한 ‘패자 없는 게임의 룰, 동반성장’(미래인)이란 경영전략서를 이장우(54ㆍ사진) 경북대 교수가 23일 펴냈다. 경영학을 가르치는 이 교수는 중소기업학회장을 지냈으며,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책에서 불공정 거래, 양극화 갈등을 넘어 대기업-중소기업의 기업 생태계를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는 협업모델, 네트워크 강화 전략, 대기업-중소기업의 윈윈성장 모델, 성과공유제, 중소기업 역량 강화 정책 등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을 제안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동반’과 ‘성장’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이윤 추구를 위해 부단히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는 논리와 평등주의에 입각해 강력한 복지와 분배로 ‘동반’을 실현해야 한다는 두 가지 논리의 대립이 그것이다.
또한 이것이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처방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 실천방법에 대해서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양자는 대립하는 것일까? 이 교수는 책에서 양자가 결코 대립이 아닌 공존이 가능함을 증명하고, 동반과 성장이 결합한 ‘공동체적 자율’이라는 제3의 길을 탐색한다.
그는 한국형 동반성장 체계는 ▷동반성장 모델의 기반으로 공동체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특유의 잠재력과 에너지 활용 ▷정부 통제와 시장자율을 조화롭게 융합한 사회인프라 구축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실질적인 협력관계 구축 등 3단계 전략에서 출발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독자적 생존전략에만 의존하던 ‘저(低)신뢰사회’에서 동반자적 협력 관계를 이루는 ‘고(高)신뢰사회’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것이 한국형 동반성장의 방향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견실한 균형과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사회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이 교수는 “동반성장 정책은 시장자율에 맡겨서도 어렵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입해서도 성공할 수 없다. 동반성장 정책을 펼치는 공공협의체 기구가 필요하다”며 “동반성장을 대-중소기업의 상생관계 구축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사회통합’을 궁극적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