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감세는 세계적 추세다. 투자를 촉진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는 효과가 큰 데다 무엇보다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감세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감세 철회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반발하는 재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먼델 교수는 “법인세는 계속 낮춰줘야 한다”며 “재정에 부담된다면 주주에 대한 배당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풀어야지 기업에 세금을 더 메기는 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부자 감세와는 거리가 있다.
지난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규제개혁과 금융의 미래’ 국제콘퍼런스 참석차 서울에 온 그는 현 금융시장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위기는 유례가 없다”고 했다.
과거 세계1,2차 대전이나 금본위제에서 국제통화제도의 변화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건 시간이 흐르며 차츰 생겨난 문제일 뿐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처럼 금융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파를 가져온 적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 경기에 대한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이미 그는 올해 초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 선진국 시장이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그의 예측이 맞는 쪽으로 상황은 흘러가고 있다.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 등 더 심해지는 곳도 있다.
그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 위기는 환율 변동성에서 온 것으로 본다. 우리는 외환 변동성이 매우 큰 나라다. 수출ㆍ수입을 뒤흔드는 요인이다. 그는 “달러화와 유로화도 널뛰기를 하는 상황에서 원화가 꿋꿋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원화가 달러화나 위안화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하지만 명료한 진단이다. 문제는 공자의 말씀이란 점이다. 적어도 환율에 대한 조언에선 그렇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