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오는 10월 1일 100% 자회사 형태로 분사하기로 한 플랫폼 사업부문, 이른 바 ‘플랫폼 컴퍼니’(가칭)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에서 플랫폼 컴퍼니의 사업영역에 ‘T스토어’, ‘싸이월드’, ‘네이트온’, ‘11번가’, 무선 인터넷 왑(WAP) 및 결제 시스템 등이 총망라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과 자회사가 서비스 중인 앱스토어, SNS, 메신저, 인터넷 쇼핑 등 스마트폰 기반 핵심 인터넷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내고, 독자 생존이 가능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T스토어’는 총 가입고객 800만명(5월말 기준)을 자랑하는 SK텔레콤의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이다. 등록된 콘텐츠만 약 12만개에 달하며, 매일 300여개의 앱이 등록된다. SK컴즈에서 서비스중인 SNS서비스 ‘싸이월드’는 25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연평균 800억원 가량이 매출이 발생하는 알짜 플랫폼이다.
메신저 서비스인 ‘네이트온’ 역시 3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바탕으로 싸이월드와 인터넷 포털 네이트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던 ‘11번가’도 이미 업계 3위로 성장한 상태다.
그러나 분사까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이 같은 구상이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가져가려면 SK컴즈가 해당 사업권을 플랫폼 컴퍼니에 매각해야 하지만 SK컴즈의 독자생존이 어려워지고 소액주주가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SK컴즈는 SK텔레콤이 64.65%(1분기 말 기준)를, 소액주주는 약 30%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컴퍼니와 SK컴즈의 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미 SK컴즈는 SK텔레콤의 무선 네이트 사업을 위탁운용하고 있으며, 거꾸로 SK텔레콤은 SK컴즈의 네이트(nate.com) 쇼핑 영역에 대한 운영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이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중인 통합메신저 서비스와 SK컴즈의 네이트온UCㆍ네이트온, 그리고 SK텔레콤의 ‘T스토어’와 SK컴즈의 ‘네이트 앱스토어’ 등을 비롯해 중복되는 서비스가 적지 않다.
그렇지만 SK텔레콤측은 이에 대해 “e플랫폼 컴퍼니(가칭)는 자회사쪽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만 하고,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가져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현재로선 합병 계획이 전혀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한편, 플랫폼 컴퍼니와 관련 하성민 총괄사장과 서진우 플랫폼부문 사장 등은 최근 SK그룹 사내 방송(SK GBS)에 출연해 “(플랫폼 자회사를) 작게 만들어 빠르게 대응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전권을 주겠다”고 언급했다.
<김대연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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