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투자 방지와 통신사업자들의 투자비 절감을 위해 정부가 유도하고 있는 통신사들의 초고속 인터넷 광케이블 공동 구축 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유선통신 3사는 지난 3월 초부터 최근까지 전국에 신규로 건설되는 아파트 구내 초고속 인터넷 광케이블의 공동 구축 및 공동 사용에 관한 합의서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KTOA가 지난 달 26일 통신 3사에 최종 합의서 체결을 요청한 데 대해 KT가 돌연 반대 입장을 전달하면서 합의서 체결에 실패했다. KTOA는 오는 28일 통신 3사와 마지막으로 입장을 조율한다는 계획이지만 3사간 입장 차가 커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아파트 초고속인터넷광케이블이나 전원케이블은 각 동에서 개별 호까지 연결되는 선로는 건설회사가, 단지 입구부터 각 동으로 가는 회선은 통신사업자가 개별적으로 구축한다. 단지 입구 - 동 구간 공사는 주관사업자가 아파트 단지의 전체 동 수를 참여사업자별로 균등 배분해 선정한다. 따라서 공동으로 광케이블을 구축하면 현재보다 사업자들의 투자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KT는 그러나 공동구축한 광케이블 회선에서 장애 발생 시 책임 소재 및 사후 관리(A/S) 문제점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공동 구축 선로를 건설사가 아닌 통신사가 맡는 게 타당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후발 유선 사업자들은 투자비 절감 효과가 커 공동 구축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KT가 시장 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동 구축 합의서가 체결되면 중복투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투자비가 20% 정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공동망 구축은 중복 투자 방지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공동 구축은 권고사항일 뿐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초고속인터넷시장점유율
KT 43.4
SK브로드밴드 23.4
LG유플러스 16
SO 및 기타 17.3
단위 %
2011. 3월말 기준
<자료 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