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의 미래를 결정지을 본입찰이 27일 오후 마감된다. 삼성SDS와 포스코의 컨소시엄이 대한통운의 새로운 주인으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CJ그룹의 선택이다.
업계 안팎에선 CJ그룹이 우선 입찰에 응한 뒤 컨소시엄의 불공정성을 강하게 피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본입찰과 법적 공방을 모두 진행하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물론 CJ그룹이 이날 대한통운 인수를 포기하면 포스코는 자연스레 대한통운 새 주인으로 ‘무혈입성’하게 된다.
대한통운은 애초 예비입찰에 응했던 포스코, 롯데, CJ 등 3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금호터미널이 분리매각되면서 이에 눈독을 들였던 롯데가 사실상 인수전을 포기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본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사활을 걸고 있는 포스코, CJ 등과 달리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CJ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대한통운 인수전 자체가 불공정 게임으로 변질됐다”며 “본입찰 참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CJ그룹은 자문사였던 삼성증권이 최근 대한통운 인수자문 계약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손해배상삼성증권 측의 잘못으로 자문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 점 ▷CJ의 정보가 누출될 가능성 ▷CJ가 인수 성공시 얻을 경제적 이익 등이 CJ그룹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제기할 손해배상의 요지다.
아울러 CJ그룹은 본입찰 참여 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 관련 정보와 전략이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CJ그룹 안팎에선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최대 물류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고, 글로벌 유통 및 식품사업의 시너지 파급 효과도 크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CJ그룹은 그동안 삼성증권과 함께 모건스탠리도 인수자문사로 선정, 삼성증권과 함께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자문활동을 벌여왔다. 시간상 촉박한 감은 있지만 모건스탠리를 통해 대한통운 인수 전략을 긴급 수정해 본입찰에 참여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계약 철회한 23일부터 3일간 모건스텐리 측과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 상황에 따라 본입찰에 불참할 수도, 참여할 수도 있다”며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CJ그룹이 끝까지 인수전에 참여하게 되면 포스코의 머릿속도 복잡해진다. CJ그룹의 법적 대응이 인수전에 끼칠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 CJ그룹이 예상을 웃도는 인수가를 제시하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 등 대한통운 매각주관사는 이날 본입찰 접수를 마감해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에 들어가며, 8~9월께 대한통운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남주ㆍ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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