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균 심사위원장(광운대 경영대 교수)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츈(Fortune)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헤이그룹 (Hay Group)에 조사를 의뢰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기업’ (Fortun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중 최고의 기업은 애플(Apple)이다.
애플은 구글(Google)을 제치고 4년 연속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컴퓨터산업 분야에서 총 9개 평가영역 중 ‘글로벌 경쟁력’ 영역에서 2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혁신’, ‘사회적 책임’, ‘재무 건전성’, ‘제품/서비스 품질’ 등 나머지 8개 영역에서 모두 1위였다.
그렇다면 애플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는 어떠할까? 미국 내 8만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45개 산업, 225개 주요 기업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매년 평가하고 있는 ACSI(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LLC)에 의하면, 2010년 평가에서 애플은 개인컴퓨터산업 부문에서 델, 휴렛패커드 등 경쟁사를 현저한 점수 차로 따돌리고 동종업계 사상 최고 점수인 86점(100점 만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2004년 이후 계속된 애플의 1위 아성은 이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의 1위 비결은 무엇보다 아이패드를 포함한 애플의 컴퓨터제품이 혁신적이고 다양하며 고객 서비스가 충실하다는 데 있다. 2010년 2사분기에만 300만대가 넘는 아이패드가 팔려나가고 덩달아 맥 (Mac) 컴퓨터도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기업의 순이익은 2분기에 78%가 증가했고, 주가도 전년 대비 50%가 증가했다.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은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등 모든 기업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 내지는 이들 활동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핵심 성과지표다. 하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제품 간 차별성이 사라지는 작금의 시장환경에서 고객만족을 높이고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 고객만족과 관련된 최근의 기업 동향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많은 경영자가 고객만족을 단순히 제품판매를 위한 수단으로부터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시장가치를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고객만족이 높을수록 고객의 충성도가 높고, 긍정적인 구전효과가 유발되며, 고가로 구매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증권분석가들은 고객만족도 향상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둘째, 단순한 만족보다는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만족은 다차원적인 개념으로 여기에는 흡족함(contentment), 즐거움(pleasure), 안도감(relief), 참신함(novelty), 놀라움(surprise) 등이 포함된다.
셋째, 많은 기업의 경영자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고객만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Fortune 500대 기업의 90%는 핵심정책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강조한다. 고객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낀다.
이번 2011 헤럴드경제 베스트브랜드상은 금융, 가전 및 정보통신, 자동차 등 소비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고객만족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엄선해 수여했다. 특히 고객만족 활동에서의 글로벌 표준에 따라 혁신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지닌 기업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향후 이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이나 구글에 버금가는 ‘경이로운’ 기업의 반열에 오르길 기대한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