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삼상SDS에 이어 CJ그룹도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로써 대한통운 인수전은 포스코-삼성SDS와 CJ그룹간 양자 대결구도가 됐다. CJ그룹은 27일 대한통운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CJ그룹은 이와함께 CJ와의 인수자문 계약을 철회한 삼성증권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J그룹 측은 “M&A(인수합병)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도덕적인 삼성증권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상의 손실에 대해 명백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부터 CJ측 인수자문사로 대한통운 인수가 산정, 자금조달 계획, 인수후 계획 등 CJ의 인수 전략에 대해 깊이 논의해왔다가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합류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문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CJ그룹은 또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가 독자적 결정이라기보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보고 강력대응키로 했다. CJ관계자는“삼성SDS의 지분 투자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없이 진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본입찰 당일인 27일 오전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 고민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J그룹은 인수자문사 계약을 파기한 삼성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정대응을 거론하는 동시에 본입찰 참여 여부를 막판까지 결정짓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삼성증권가 CJ그룹과 계약을 파기하기 삼성SDS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 전략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CJ그룹 측도 “자사의 대한통운 인수 전략을 삼성증권을 통해 경쟁사인 삼성SDS에 노출될 공산이 크다”며 “이번 대한통운 본입찰은 불공정 게임이나 마찬가지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대한통운 본입찰에 참여한 CJ그룹은 인수가액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수가액을 당초 언급됐던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할 경우 CJ GLS 등을 중심축 삼아 오는 2015년까지 아시아 최대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삼성증권과의 자문계약 파기로 인해 삼성과 CJ그룹간 감정싸움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CJ그룹은 이날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는 삼성SDS의 독자적 결정이라기보다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라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CJ그룹이 또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SDS의 지분 투자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없이 진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 “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는 말했다. CJ그룹이 대한통운 사태와 관련, 삼성과의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