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지엠 노조가 오는 29~30일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최근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노조의 기대치도 높아진 상태.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 것도 사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주ㆍ야간 근무자로 나눠 오는 29~30일 2일간 임금인상 관련 쟁의행위결의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공고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23일 사측이 성실한 합의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또 지난 27일부터 현장에서 노조 간부의 철야농성이 진행됐다.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의 쟁의조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찬반투표를 거쳐 구체적인 쟁의행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현재 10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 진전된 사항이 없다. 노조는 한국지엠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매출 급성장을 이룬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15만611원 인상 ▷당기순이익 대비 30% 성과급 분배 ▷6대 직원 복지 별도 요구 사항 등을 임금인상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매출 12조5974억원, 영업이익 756억7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대비 3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51.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855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노조 관계자는 “통상 8차 협상 정도 되면 사측도 어느 정도 합의안을 제시했는데 올해는 10차가 넘도록 사측이 협상에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으니 사측도 나름대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노조와 조율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바로 파업 등으로 연결되는게 아닌 만큼 우선 좀 더 시간을 두고 의견 차를 좁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우선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행위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노위의 중재를 기다릴 계획이다. 현재로선 파업 등 생산차질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찬반투표 결과가 노사 임금협상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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