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상금랭킹 1위 도전.’
한국선수가 미 PGA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오른다? 몇 년 전까지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시드를 유지하고, 톱10에 드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고, 우승까지 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가 PGA투어 상금랭킹 1위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바짝 다가 서 있다. 최경주는 올시즌 1승을 거두며 29일 현재 299만6104달러의 상금을 획득해 4위에 올라있다. 지난주까지 2위였지만 한주간 휴식을 취하는 사이 4위로 조금 밀려났다. 현재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가 355만248달러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경주와 60만달러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2년여에 걸친 슬럼프를 딛고 올시즌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최경주로서는 ‘상금1위’는 충분히 노려볼 만한 먹잇감이다.
매년 5,6승씩 거두고 톱10을 밥먹듯이 하던 타이거 우즈가 건재하다면 언감생심이겠지만, 현재는 우즈같은 절대강자가 없고, 유럽의 강자들이 PGA투어에 전력투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최경주의 1위도전이 무모해보이지 않는다.
최경주는 2승을 거두었던 2007년 당시 458만7859달러를 획득해 시즌 상금랭킹 4위를 차지했다. 올시즌 상금은 최경주 개인 통산 두번째로 많은 액수다. 11개 대회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페이스를 짐작할 만하다. 2007년 최경주는 25개 대회에 출전해 2승과 톱10에 7차례 랭크됐다. 올시즌은 11개 대회에서 1승과 톱10입상 5회를 기록하고 있어 자신의 최다상금 경신도 기대할 만하다.
이번주에 나설 대회가 AT&T 내셔널대회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내달 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민크 골프장(파70ㆍ7237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우즈와 타이거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대회다. 바로 2007년 최경주가 우승했던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컷만 통과한다면 통산 두번째 300만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우승까지 한다면, 상금랭킹 1위 등극도 할 수 있다. 비록 한시적이 되더라도 한국골프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상위랭커들 대부분이 결장한다는 것도 호재다. 세계랭킹 16위인 최경주 위로 15위인 닉 와트니 밖에 없다.
한국인 첫승, 라이더컵 및 프레지던츠컵 출전, 세계랭킹 5위 진입 등 한국 남자 골프사를 계속 새로 쓰고 있는 최경주가 이번엔 상금랭킹 1위 등극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