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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줌인-리모델링 사업 먹구름 분당신도시 가보니]...“한달에 매매거래 한 건도 어려워요”
[분당=김민현 기자] 경기 성남구 분당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다시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침체된 시장의 새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이 4ㆍ27 선거 이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자산증식을 위한 아파트 리모델링은 사실상 반대”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진행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난주 말 쏟아붓는 장대비를 뚫고 찾아간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 사무실. 안인규 조합장은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권 장관의 발언을 접하고 리모델링 사업 향방을 묻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대부분이었다. 안 조합장은 “배관 파열으로 상층부 수압이 약하고, 바닥부식, 녹물 등으로 생활 불편이 심각하다”며 “실거주상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일부 개선해 추가분담금을 줄여달라는 취지이지, 큰 돈을 벌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94년 입주한 이 단지(전용 56∼99㎡, 1156가구)는 현재 설비 노후화를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분당 최초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올 10월께 2차 안전진단 및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는 등 신도시 내에서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르다.
그러나 일대 중개업소들은 재보선 전후해 급매가 빠진 뒤, 최근들어 한달에 한건 거래성사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시세는 남향기준으로 57㎡형이 2억 6000만~2억 7000만원, 60㎡형이 2억 8000만원 안팎이다. 100㎡형은 4억 9000만~5억 2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지만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
단지 내 로얄부동산 관계자는 “재보선 직전 급매가 빠진 뒤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며 “6월 전통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매매는 커녕, 전월세 거래도 한달에 한두건을 하기 어렵다”고 귀뜸했다.
올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야탑동 매화1단지도 관망세만 짙게 깔려있다. 이 단지는 69∼83㎡형 562가구 규모로 올들어 입주한지 16년째에 접어든다. 행운공인중인 관계자는 “증축 리모델링사업 가시화에 따른 기대감이 만연했지만, 6월 들어 쥐죽은듯 조용해졌다”며 “오는 9월 신분당선 개통이라는 대형호재를 앞두고 있지만 금리인상 압박 등으로 거래 자체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이 단지 69㎡형이 3억원, 79㎡형은 3억 35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리모델링시 가구당 분담금이 집값의 절반수준인 1억 5000만원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현재 분당과 평촌,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만 395개 단지 27만여 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수직증축 반대 방침이 최종 확정될 경우 과도한 분담금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1기 신도시 지역의 주택시장 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형욱 1기신도시 리모델링 연합회 대표는 “수직증축을 통한 일반분양이 이뤄지면 전월세 대란 해소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고, 주민부담도 줄어들어 ‘윈-윈’할 수 있다”며 “동인(動因)을 잃고 침체에 빠진 신도시의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여야가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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