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관리심사대만 있었어도 이런 사태까진 이르지 않았을텐데…”
지난 4일, 해병대 2사단 산하 강화도 해안초소서 관심사병으로 분류됐던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이모 하사등 4명이 죽고 2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의 부실한 관심사병 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5일 해군과 해병대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김 상병은 평소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왔으며, 후임병등에게 무시당하면서 군 생활 적응문제로 고민해왔고, 이에 따라 관심사병으로 분류되 소대장과 수차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병은 범행 당일 오전에도 소대장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면담이 끝나고 몇시간 지나지 않아 총기 난사 사건을 벌였다.
이에따라 군의 부실한 관심사병 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군에 따르면 현재 군은 관심사병을 등급에 따라 A,B,C등으로 나눠 분류하고 있으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등급에 따라 책임자 및 면담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면담자, 책임자들은 모두 내무반장, 소대장, 주임원사 등 전문상담사 자격이 없는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관심사병들에 대한 상담 위주의 치료 보다는 신상을 파악해 관리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데만 급급하다는 평이다.
관심사병의 위험도가 높을 경우 각 부대장들은 대대 및 연대별로 1명씩 배치된 자살예방 전문교관에 상담을 의뢰하거나 사단별로 운영되는 2명의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에 교육을 의뢰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김 상병은 내무반 개인 사물함에 “문제아. 내가 싫다”는 글을 남기는 등 이상징후를 보였지만 부대에서는 일반 관심사병으로 분류. 비전문가인 소대장 면담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육군이 2009년부터 병역심사관리대를 전군에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육군의 경우 훈련병이나 자대 배치를 받은 병사가 이상징후를 보일 경우 군사령부에 설치된 ‘그린 캠프’에 입소해 1~2주간 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이곳의 교육결과에 따라 정신과 전문의, 기본권 전문 상담관,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병역심사관리대에서 복무부적합 여부를 심사받으며, 부적합 판정시 의병제대하게 된다. 이러한 체계적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육군의 경우 관심사병들의 복무이탈등 사고가 2008년 957건에서 2009년 637건으로 33%가량 감소하는 등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같은기간 해군의 경우 30명(2008년)에서 44명(2009년)으로, 공군의 경우 17명(2008년)에서 18명(2009년)으로 늘거나 유지된 것에 비하면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