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내 흔들림 현상에 대해 긴급점검이 6일 새벽까지 진행되고 날이 밝으면서 재개된 가운데, 흔들림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상환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10분간 상하 진동이 발생한 것은 분명히 진동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모터를 돌렸다든지 지반 침하가 됐을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건물이 흔들리는 것은 공진(건물 자체의 진동수와 외부 원인으로 인한 진동수가 일치)인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진동이 증폭돼 평소 흔들림보다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집안에서 사용하는 세탁기를 끄면 크게 떨리면서 정지하게 되는데, 이 때 세탁기 진동수와 모터 진동수가 같아진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번처럼 진동이 지속적으로 느껴졌다면, 기계 등으로 외부에서 진동을 유발한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갑자기 진동을 크게 느꼈다면 건물 내 새로운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무거운 물건이 들어올 경우 진동수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헬스클럽 런닝머신이 증가됐거나 좌석이 움직이고 입체음향이 사용되는 4D 영화관의 경우도 건물 내 진동수를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한 교수는 “간헐적으로 진동이 느껴지는 경우는 구조 자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슬라브나 보 등 구조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연속적으로 균열이 확대되는 경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고층 건물에서 진동은 잠깐 느껴지다 멈추지만, 이번처럼 진동이 계속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는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진동을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았다.
한 교수는 지반이 침하했을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지반이 침하했다면 건물 전체에서 진동이 느껴져야 하는데, 일부층에서만 흔들림을 느껴 이러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했다.
권기혁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축물의 구조부재들이 하중을 받아서 변형이 생기든가 아니면 접합부가 파손돼 조금 내려앉으면서 건물에 전체적인 진동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반에 문제가 생겨서 침하하거나 혹은 지하수위가 상승해서 건물이 들렸을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구조설계를 아무리 잘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흔들림은 발생할 수 있다”며 “흔들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움직임 계측기를 설계단계에서 건물에 설치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외국에서는 일반적이다”고 향후 유사한 경우에 신속한 원인규명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건물 점검을 맡고 있는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원인에 대해 신중하다. 공단 재난예방팀 관계자는 “실시중인 긴급점검만으로 원인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며 “건물 기초 부실이나 공진 현상 등 여러 경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6일 오후 5시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