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부진으로 좀처럼 철근 시황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철근업체들이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철근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은 투자를 미루고, 기존의 업체들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감산에 나서고 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철근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만들었던 태스크포스(TF)팀 내 엔지니어들을 3~4명만 남겨두고 모두 원래 부서로 복귀시켰다. 올 하반기에도 철근 시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를 보류하는 것이 낫겠다는 경영적 판단에 의해서다.
당초 동부제철은 지난 2009년 7월 전기로 열연공장을 건설한 이후 지속적으로 철근 공장 건설을 검토했었다. 고급과 저급을 끼워파는 철스크랩 업계 관행을 감안할 때 고급 철스크랩이 들어가는 열연과 저급 철스크랩 중심인 철근을 함께 생산하면 철스크랩 사용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최근 당진 공장에 연간 120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철근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설비 사양까지 확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근 소비량이 최근 800만t대로 줄면서 철근 생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줄자 동부제철은 투자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동부제철이 당초 철근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률로 7~8%대를 기대했지만, 실제 주요 철근 생산업체인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7%와 2.7%로 예상치를 밑돈 탓이다. 또 철스크랩 시너지도 t당 1~2만원으로, 당초 전망(t당 3~4만원)의 절반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제강사인 YK스틸 역시 최근 철근 생산을 위해 2013년까지 짓기로 했던 140t 급 신규 제강공장 건설을 최근 보류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28일 개최할 기업설명회에서 하반기 철근 생산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공장 가동률을 60~70%대로 유지하면서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철근을 생산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건설이 비수기에 진입하는데다 비수기 이후에도 철근 수요가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 생산을 늘릴 수 없다는게 현대제철 측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근 부문의 수익성이 급감해 수익이 거의 없는데, 그나마 판재류 쪽의 수익성이 그나마 좋아서 이익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건설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당장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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