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마다 최신공법의 시연장이 될 만큼 건설사마다 새 기술을 앞다퉈 적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사와의 민첩ㆍ정확한 공동작업은 사업성공의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건설사도 중소규모 협력업체에 기술을 이전ㆍ공유하고 함께 개발하는 작업을 게을리할 수 없다. 상생경영은 주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전략인 셈이다.
아예 동반성장추진단을 꾸려 운영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중소기업의 자발적 역량 강화 방안 마련에 골몰한다. 특허기술을 대여하는 등의 ‘LH형 성과공유제’가 대표적이다. 단순한 기술개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신기술 신제품으로 인증받으면 그걸 우선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중소기업은 신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도 홍보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건설기술 제품 홍보방을 확대해 LH와 협력하는 업체 모두가 향상된 기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명실상부한 1위 업체인 현대건설은 협력업체 기술력 향상은 물론 해당 업체가 스스로 해외 시장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엔 우수 협력업체 20개사를 선정해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등지에서 사업 진행 중인 11개 현장 시찰을 지원했다. 항만ㆍ발전소ㆍ가스처리시설 등 시공현장에서 현지 공사 관계자의 안내 및 브리핑을 통해 협력업체 임직원은 중동지역 건설시장 현황 및 토목, 플랜트, 원자력 등 분야의 살아있는 정보를 얻었다. 올 4분기에도 우수협력사 임직원 해외현장 시찰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용이나 경험 부족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협력사의 해외 진출에 활로를 열어준 계기가 됐다.
한화건설은 올해 초 외주구매실에 ‘상생지원팀’을 신설하고 ‘동반성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술연구소 주관 6개 프로젝트에 대해 공동 기술개발 및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이후엔 특허 및 신기술을 공동소유하고 동시에 신규 시장에도 함께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기술사용권을 이전하는 등 기술상생을 이루기 위해 협력사를 초청해 매년 기술교류회도 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협력회사와 공동기술개발 및 공동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협력회사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결국 공사현장 품질향상으로 이어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현대엠코 또한 협력사와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협력사에 대한 기술 지원에 나서는 한편, 공동 특허출원에도 적극적이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