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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5년만에 우승 맛본 문현희“잊혀지는게 더 두려웠어요”
지난주 일동레이크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대회 LIG손해보험 클래식에서는 문현희(28ㆍ발트하임)가 이민영(19ㆍLIG)과 3번의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문현희는 5년 전 하이트챔피언십에서 연장전을 치러 신지애를 제치고 우승한 바 있다. 최근 3년간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문현희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4년 동안 상금랭킹 10위 이내를 기록하며 늘 꾸준한 성적을 내왔던 훌륭한 선수다. 이제 통산 2승을 기록하게 됐는데, 두 번 모두 연장전을 치러 우승을 일궈냈다.

우승자는 대회를 마치고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승자 소감을 말할 때 스폰서에게 마음을 담아 빠짐없이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하고, 방송 인터뷰도 해야 한다. 현장에 나와 있는 갤러리의 경품 대상 추첨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48인치 PDP가 상품으로 걸려 있었는데, 운이 좋은 갤러리 한 분이 그 당첨자가 됐다.

갤러리 추첨과 시상을 마치면 곧바로 미디어에 전송해줄 우승자 기념 사진을 찍는다. 우승트로피 한 컷, 트로피에 키스하는 컷, 우승 재킷을 입고서 한 컷, 마지막으로 의류 스폰서를 위해 우승 재킷을 벗고서 한 컷 등 여러 차례 기념사진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프레스룸으로 가서 우승 인터뷰를 한다. 승부의 순간과 자신의 골프 인생에 대해 기자에게 자세히 얘기를 해주고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한다. 그리고 다른 방으로 가서 우승을 기념하는 대회 모자 수십개와 깃발에 사인을 한다. 우승자의 특권이자 의무다.

마지막으로 대회를 주최한 대회장을 만나 인사를 하고 담화를 나누고 나면 일단 공식적인 모든 절차를 마치게 된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문현희는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싫다는 얘기를 했다. 절대적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단순히 골프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아 몸부림을 친다. 문현희는 얼마전 프로암에서 같이 치게 된 한 분이 신인이냐고 물어봤다고 얘기를 했다. 골프계에서 많이 알려진 선수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물어봤다는 것을 보니 그 분이 골프 쪽을 잘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수에게는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우승하기는 너무도 어렵고 먼 길인데, 잊혀지는 건 6개월도 채 걸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는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승부에서 중요한 건 결과다. 끊임없는 집념으로 만들어낸 우승은 프로 본인을 위한 것이다. 잊혀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또다른 우승을 향한 길이 되면 좋겠지만, 그것이 부담이나 짐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문현희와 연장전에 나간 이민영은 신인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차분한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줬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앞으로 대성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무언가를 이뤄낸 사람이 잊혀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반면, 신인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두 선수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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