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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캐터필라 국내 생산…두산인프라 ‘울고’, 혜인ㆍ진성티이씨 ‘웃고’
세계 최대 중장비 기업인 캐터필라가 내년부터 한국에서 조립생산키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 중장비 업계에 적지 않은 판도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경쟁사 대비 20~30%가량 높은 가격 탓에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던 캐터필라가 높은 수준의 품질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됨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현대중공업(009540) 등 국내 중장비 완성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캐터필라의 국내 독점 딜러인 혜인(003010),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진성티이씨(036890) 등은 수혜가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장비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이 65%, 나머지를 볼보(스웨덴) 캐터필라(미국) 고마쓰(일본) 등 해외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캐터필라가 내년 말부터 국내 조립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진 13t짜리 휠로더(Wheel Loader)는 캐터필라 제품의 가격이 1억3000만원 수준인 반면 국내 제품의 경우 1억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원경희 혜인 회장은 “임금이 싼 중국에서 기본 반제품을 만들고 주요 부품을 한국에서 바로 공급하면 전체적으로 생산 단가가 25% 싸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터필라의 생산 단가가 20% 이상 줄어들 경우 국내 제품과 가격 수준이 비슷하게 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연간 예상매출액 8조8556억원 가운데 건설기계 부문이 6조9236억원으로 78%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및 중국시장에서 캐터필라가 약진할 경우 상당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22조원 가운데 10.2%를 건설중장비 부문이 차지했다. 건설장비 비중이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캐터필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캐터필라의 국내 독점딜러인 혜인은 캐터필라 생산기지 이전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터필라는 우선 13t 휠로더를 연간 7000~8000대가량 생산하고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혜인이 통상 캐터필라 제품 판매로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캐터필라의 국내 생산으로 혜인은 연간 37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12억원의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캐터필라에 롤러ㆍ아이들러ㆍ스프로켓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진성티이씨도 적지 않은 수혜가 예상된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성티이씨는 현재 중국 공장 부지가 4분의 1 정도 확장 여력이 있다. 향후 캐터필러 납품 규모 증가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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