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2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 거래정지에 있는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 모두 9종목, 코스닥 시장에 25개 종목이 있다.
유가증권에 있는 9개 종목은 저축은행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던 보해양조(008090)와 보해양조 우선주, 쌍용양회 우선주 2종목, 중국고섬(950070) 등이다.
아티스(101140), 하이트맥주(103150) 등은 주식 병합 분할 등에 따른 주권 제출요구로 거래가 정지돼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중국고섬이 골칫거리다.
중국 화학섬유업체로 장미빛 미래전망을 내놓았던 이 회사는 국내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상장됐지만, 원주(原株)가 상장돼 있는 싱가포르 증시에서 문제가 발생해 국내 증시에도 거래가 정지됐다.
다만 중국고섬의 주주총회 개최 시한을 오는 10월 말까지 연기한 상태다.
당연히 지난 4월 이후 계속된 거래장지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코스닥 시장은 ‘거래정지 밭’이라 할 정도로 많다.
대부분이 상장폐지와 관련된 사안이 많다.
토자이홀딩스(037700), 클라스타(037550), 지아이블루(032790), 제일창투(026540), 온세텔레콤(036630), 오리엔트정공(065500), 에피밸리(068630), 엔하이테크(046720), 아시아미디어홀딩스(052810), 에스티씨라이프(026220), 에코페트로시스템(042870), 대양글로벌(040180), 선팩테크(054010), 금성테크(058370), 네스테크(037540) 등이다.
여기에 스팩(SPAC) 종목도 껴 있다. 이트레이드1호스팩(126700), 하나그린스팩(123420) 등도 합병을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 거래 정지 상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우량 종목으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했고, 삼성중공업 인수까지 겹쳤던 신텍(099660)이 가장 투자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종목이다.
신텍은 각종 산업용 보일러를 생산하는 업체로 시가총액 1800억원대로 국내 코스닥 기업 시총 100위권에 있는 기업이었다.
한국거래소도 신텍에 대해 평가를 높이 했다. 거래정지 당하는 당일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매수 추천 리포트까지 냈을 정도다.
당연히 삼성중공업에서 신텍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식회계건으로 삼성에 인수되는 것은 물론 자칫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지난 반기 기준 신텍은 4471명의 주주가 전체 주식의 44.68%인 432만주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거래정지 당시 종가 기준(1만 9000원) 금액으로 약 800억원 대 이상을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상황이다. 1인 평균 1700여만원씩 투자한 셈이다.
일단 신텍 측은 분식 회계 관련된 내용을 일부 인정 한 바 있어 상황이 더욱 꼬여 가고 있다.
거래정지 후 거래정지가 풀리면서 자칫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런 경우가 많지는 않다. 투자자들이 소 뒷다리 잡기 식으로 이런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