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종이 이틀째 시장 대비 초과 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며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자동차까지 미끄러지자 시장 전문가들은 ‘심상찮다’는 반응을 조심스레 나타내고 있다.
특히 투신, 보험권이 자동차 매도를 이끌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방 수익률 방어를 위해 유럽계 자금의 추가 이탈시 자동차주 하락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자동차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밸류에이션이나 실적은 완전히 힘을 잃었고, 외국인의 추가 이탈 우려에 따른 2차 ‘패닉 셀링’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수급 우려의 핵심은 외국인이다. 최근 나타나는 국내외 신호들은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복귀를 점치게 하기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분석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헷갈리게 한다.
전일 홍콩 항셍지수(H지수)는 5.8% 상승하며 5거래일 만에 큰 폭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 국면에서 유럽계 자금의 현금인출기 역할을 해왔던 홍콩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평균 이상으로 유입됐다는 것은 아시아 증시에서의 이탈이 한풀 꺾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주춤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조치가 발표되고 유로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독일이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자본확충 계획도 확인하면서 유로존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국면으로 흐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BK투자증권은 7일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유로 지역의 문제가 각국의 해결의지와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로 인해 큰 고비를 넘겼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인의 수급 움직임을 보다 꼼꼼히 살펴보면 아직은 추세적인 매수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차익거래에서 이틀째 매수우위를 보인 반면 개별주식은 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했다. 외국인 개별주식 매수 전환 및 지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관이 실적이 좋은 자동차를 내다파는 데서 나타나듯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심리는 여전하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유로존의 신용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덱시아 등 부실은행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그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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