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지 못한 걸까, 소신과 용기가 없는 걸까.
지난 6일 오후 금융위원회가 ‘불쑥’ 내놓은 보도참고 자료는 금융위의 존재감에 의문을 갖게한다.
요지는 이렇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은행 등 제 1금융권뿐 만 아니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 2금융권까지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철저히 점검하여 사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발언은 ‘새마을금고나 신협과 같은 특정 권역을 지목해 점검하자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시장 구석구석 잠재위험요인이 없는 지를 점검해 제도개선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4일 이례적으로 간부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다음 단계로 우리가 시장안정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일 부분은 신협과 새마을금고다. 두 기관은 상호금융적 성격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기관이다. 소관 부처 여부를 떠나 위험요인이 없는 지 철저히 점검해서 사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김 위원장이 발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가 6일 생뚱맞은 참고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않다. 위원장 발언이 공개되자 불안을 느낀 신협, 새마을금고 이용고객의 예금 인출이 발생하는 등 파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가진 행정안전자치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금융위가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4일 김 위원장 발언을 공개한 이유는 위험요인을 키우고 있는 신협과 새마을금고에 분명한 경고 사인을 주기 위함이었다. 금융위는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켜야할 파수꾼이다. 책임을 다하려면 좀 더 존재감을 보여야한다. 이틀 만에 말뒤집는 옹색함이 안쓰럽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