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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換) 츠나미 막아주는 통화선물을 아시나요
#원재료를 수입해 니켈, 크롬 등 스테인레스강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에너텍. 수입대금(외화부채)와 수출대금(채권)이 상계된 환율 관련 순노출 포지션은 연간 약 7000~8000만 달러에 이른다. 수출액은 통상 2~3개월 전 환율로 약정을 맺지만, 원재료 수입액은 그때 그때 환율에 따라 정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여서 수입대금 부담이 커 질 수 있지만, 별 걱정이 없다. 이에 대비해 통화선물 포지션을 설정해놨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환헤지 비중을 늘려놓았고, 예상치 못한 환율급등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통화선물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내에서 통화관련 매수, 매도포지션을 바로 설정해 환율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환위험에 노출된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들에게도 ‘필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선물 일평균 거래량은 36만9707계약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나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4조1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96억원 대비 30%가 넘게 늘어났다. 탄력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유동성이 갖춰져야 하는데 국내 통화선물은 올 상반기 거래량이 세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유동성이 높다.

이처럼 통화선물 거래가 급증하는 이유는 에너텍의 성공과정에서도 설명된다.

에너텍은 지난 8월 1일 100만달러어치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9월 16일에 결제하기로 했다. 그리고 환율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선물 9월물 100계약을 매수했다. 8월 1일 1050.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 16일 1112.1원까지 치솟으면서 수입대금은 10억5000만원에서 11억1200억원으로 6200만원을 더 지급해야할 상황이 됐다. 그런데 장내 이와함께 움직이는 달러선물 환율이 8월 1일 1053.1원에서 1112.1원으로 상승하면서 5900만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6200만원의 비용상승 위험을 300만원으로 줄인 셈이다. 환차손은 선물수익으로 만회하고, 선물손실은 환차익으로 만회해 환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에너텍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대금 결제일이 확정이 안됐거나 며칠에 걸쳐서 이뤄질 때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은행 선물환계약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화선물로 진입하면 포지션을 쉽게 잡고 쉽게 청산할 수 있기 때문에 환헤지의 일정 부분 이상은 통화선물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통화선물환은 은행이 고객 기업 등과 개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라 별도 협의 과정에서 이미 신속성이 떨어진다. 신용한도 등도 약정환율에 반영되고 포지션 청산을 계약해지도 번거롭다. 반면 통화선물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포지션 설정과 정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외환거래 규모가 크지 않은 개인도 달러선물을 이용해 헤지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통화선물 거래단위를 변경하면서 기존 5만달러였던 달러선물 계약단위가 1만 달러로 낮아졌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이 급등하면 유학생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했지만 지금은 통화선물만 잘 활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단 얘기다.

실제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학비와 생활비, 렌트비 등으로 3개월에 한 번 1만 달러씩 송금한다면 달러선물을 매수해놓고 만기에 달러를 실물인수해 보내주면 해결이 된다.

선물환은 은행의 기관, 기업 등을 주된 고객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통화선물은 투자자 제한이 없다. 신용도가 낮더라도 거래소가 중앙결제당사자로서 결제를 보증하기 때문에 거래가 자유롭다.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높이 상황이기 때문에 헤지 수단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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