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대출여력 증액과 기능 확대 법안을 부결시킴에 따라 유럽 은행 자본확충 등 유로존 재정 위기 극복 대책 마련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FSF 법안은 유로존 17개 회원국 모두에서 승인돼야 발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오며 1800선까지 근접한 코스피 지수가 추가 상승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된 EFSF 법안은 승인에 필요한 과반(76석)의 찬성표에 21표가 부족한 55표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정부 내 제2당인 ‘자유와연대(SaS)’가 법안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슬로바키아 의회에서는 부결된 법안에 대해 정당들 간 타협을 통해 핵심 내용을 고치지 않은 법안 수정안을 마련해 재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 재투표를 통한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EFSF 재원을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인 유럽 은행 자본확충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다.
슬로바키아의 법안 부결로 EFSF의 대출 여력은 현재의 2500억유로에 묶이게 된다. 법안이 통과됐다면 대출 여력은 4400억유로로 늘어난다.
또 재정 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EFSF에 국채 매입과 은행 자본확충 지원, 예비성격의 신용공여 등의 기능을 추가하기로 한 것도 이행되지 못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회복하고 있고 투자심리 냉각이 완화되면서 단기적인 반등 흐름은 이어가겠지만 슬로바키아 의회의 EFSF 법안 부결로 제한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급락 공포에서 벗어나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슬로바키아의 EFSF 법안 부결에 따른 유럽 자본 확충방인 지연되면서 지수 상승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