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 참여 어느 건설사 회장의 고백
물가상승 핑계 공사비 증액계약조건 무시 등 실태 고발
“세상에 조합원에게 이렇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까?”
국내 굴지의 한 건설사 회장이 서울 한 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재개발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청구된 추가분담금 금액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최근 구로구 고척동의 한 재개발사업에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막상 조합원이 되어 보니 건설사는 조합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는 ▷건설사의 계약조건 무시 ▷물가변동을 핑계 삼은 부당한 공사비 증액 ▷조합원 동의 없는 편법 특화사업을 통한 공사비 증액 ▷무상시공을 약속한 발코니 확장공사 비용 청구 ▷조합장의 계약체결 날짜 이중 기재 등의 항목으로 나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재개발사업을 맡은 건설사의 해명은 입에 발린 거짓말 같았다.
조합원 총회 등을 거치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조합 측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었다.
건설사는 계약서상에 착공 이후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착공 이후 3.3㎡당 공사비를 기존 3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증액을 추진했다.
또 건설사는 착공지연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건설업자로서 분석해보니 사실과 달랐다. 당초 착공하려던 시점인 2008년 6월 철근가격은 t당 103만6000원이었지만, 실제 착공한 2009년 1월에는 t당 84만5000원으로 오히려 내렸다. 그러나 건설사는 이런 이유로 조합 측에 공사비를 52억원 더 내라고 했다.
조합은 아파트 단지의 조경특화사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원 동의를 구하는 과정 없이 16억원이 추가되는 편법 준공설계도면 변경도 추진했다.
또 시공사가 약속했던 조합원 발코니 확장 공사무상시공에 대해 조합은 28억원을 지출하며 조합원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이 구역 조합원 A 씨는 종전 토지(175㎡) 평가액으로 2억3000만원을 보상받아 분양가 3억3000만원인 아파트에 입주해 1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재개발사업을 통해 전체 수익이 125억원 발생해 ㎡당 80만원의 수익이 발생, A씨는 1억4000만원을 더 돌려받을 수 있어, 결국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고 4000만원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