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유기농 우유의 가격 품질 비교정보를 공개한 바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비교평가 작업에도 나섰다. 하지만 공정위가 조사 및 평가작업을 위탁한 기관에대한 신뢰성과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상품의 적정성 등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변액보험에 대한 비교평가를 하겠다며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에 관련업무를 위탁했다. 이에 따라 금소연은 지난 7일 생명보험협회에 업무 협조를 의뢰하고, 평가 대상 상품으로는 변액유니버셜 상품을 선정했다. 하지만 평가기관으로 선정된 금소연에 대한 단체의 신뢰성과 선정된 상품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적지않다.
금소연은 보험소비자연맹이 전신으로, 지난 2001년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다. 실질적인 대표자는 보험회사 출신의 조 모씨다. 지난 4월엔 공정위 국장 출신인 이 모씨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기획재정부는 보소연 시절 이들이 줄기차게 사단법인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왔다.
업계 등 일각에서는 그 동안 금소연이 보험사별 비교 평가 등 발표한 내용들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금소연의 대표인 조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S잡지’가 대부분 보험사 광고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소비자단체는 소비자 권익보호가 목적인데 보험 소비자권익 보호를 강조하는 금소연이 되레 보험사로부터 광고를 받아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면서 “그 동안 금소연이 보험사에 대해 비교, 분석, 평가한 발표내용에 오류와 모순이 적지않아 발표내용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평가대상으로 선정된 상품의 적정성에도 논란이 적지않다. 변액보험은 크게 변액종신과 변액연금 그리고 변액유니버셜(VUL)보험 3가지로 구분된다. 특히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적립형과 보장형 두가지다. 금소연이 평가 대상으로 삼은 변액유니버셜보험 적립형은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말) 기준 전체 변액보험 판매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30%에 그친다. 반면 변액연금은 무려 53%에 달한다.
중소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니라면 가장 많이 판매된,저변이 넓은 상품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대형 생보사들은 거의 판매하지도 않는 상품을 비교평가하겠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양규기자 @kyk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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