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학보낸 기러기아빠도, 달러로 급여받는 해외파견 근무자도…롤러코스터 환율에 정신잃지 않으려면
한꺼번에 사거나 팔면 그때가 ‘꼭지‘ ’바닥’안전한 분할매수·매도 전략짜야
자녀유학자금은 적금식 적립상품 활용
일정한 기간·목표두고 준비를
송금은 인터넷뱅킹으로 수수료 면제
해외여행땐 카드보다 현금결제가 이득
쇼핑은 면세점보다 기내에서 해야 유리
미국에 고등학생 자녀 1명을 유학 보낸 40대 주부 A 씨는 요즘 급등한 환율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참 치솟다 오르내림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몇 달 전과 비교하면 100원 넘게 환율이 올랐다. 몇 개월 새 1000만원 가까운 거금을 날려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A 씨는 “1년에 학비와 생활비가 5만달러가량 드는데, 이런 식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아이를 귀국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상 지었다.
반면 지난 2008년 결혼과 동시에 일본으로 발령받은 B 씨는 급등한 환율이 반갑다. 급여를 현지 통화인 엔화로 받는 B 씨는 매달 급여가 들어오는 대로 적금에 가입했다. 지금처럼 엔화가 급등하면 B 씨에겐 큰 이익이다. 엔화로 환전하면 평소보다 10% 이상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롤러코스터 환율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러기아빠’나 달러 및 엔화 대출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30일 1167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0일 1167원에 다다랐다. 약 100일 만에 정확히 100원이 뛴 것. 하지만 이 기간에 오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지난 5일에는 1193원까지 올라갔다가 내림세다. 출렁거리는 환율에 멀미가 날 지경인 셈이다. 변동세가 워낙 심해 수혜자가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달러를 쓰거나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주의를 기울이고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분할 매매 및 외환예금 활용 등을 권한다.
▶안전한 분할 매수ㆍ매도가 최우선=환율 변동 폭이 큰 만큼 유학ㆍ여행 등으로 환율과 관계없이 외화가 꼭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분할 매수ㆍ분할 매도 전략이 좋다. 한꺼번에 사거나 팔게 되면 그때가 ‘꼭지’나 ‘바닥’이 될 위험이 있다. 여러 차례로 나눠 환전함으로써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라는 얘기다.
보유 외화가 많다면 환율이 오른 시점에 맞춰 이를 ‘고정’시킬 수 있다. 거래 은행에서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 변동 위험을 막는 구조다.
어린 자녀들의 유학자금은 적금식 적립이 가능한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기적으로 적립하는 방법으로는 외화적립예금과 외화적립보험이 있다.
유학 비용은 목돈이 지급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과 목표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고, 환율의 변동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해외 송금을 할 때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음은 물론, 환율 우대 폭도 최대 50% 정도 된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공동 구매를 활용하는 것도 수수료를 낮추기 때문에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카드보다는 현금 결제=여행 및 해외 소피 패턴도 달라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환율의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외국 현지에선 현금을 쓰는 게 이익이다. 신용카드는 구입 시점이 아니라 매장에서 금융회사로 청구하는 그 시점 환율이 적용된다.
청구 시점은 구매일부터 짧게는 1~2일, 길면 일주일 정도 이후다. 환율 강세가 이어진다면 그 기간 환율 오름 폭만큼 손해인 셈이다.
더구나 신용카드엔 국외 사용 수수료가 따라붙는다. 이용금액 대비 1~1.3% 정도나 된다. 이중으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쇼핑도 면세점보다는 기내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일반 항공사들은 면세품 가격에 적용되는 환율을 그 직전 달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책정한다. 7월 판매제품이라면 6월 말 정해놓은 환율을 기준으로 한다는 의미다. 환율 상승분만큼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일반 면세점들은 환율 업그레이드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니 기내 쇼핑이 가장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외화 선불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외화 선불카드는 미리 달러를 산 뒤 그 금액만큼을 적립해 쓰는 카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적절한 시기에 일정 금액을 미리 적립해두면 외화 선불카드는 환율 변동기에 유용한 환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