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전 국장은 로봇산업 특별법을 제정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보다 앞서 로봇산업진흥원 개원ㆍ로봇랜드 조성 등을 통해 국내 로봇산업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역시도 “주변에서는 농담으로 100년 후에 로봇이 제 무덤을 파헤지고 제사를 지낼거라고 얘기한다(로봇의 ‘시조’로 모실 것이라는 뜻)”며 20년 공무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로봇산업과의 인연을 꼽았다. 심 전 국장은 “신생 로봇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3개월간 자료를 읽으면서 향후 로봇이 우리나라의 신수종산업이 될 것이라는 직감이 왔다”며 “우리나라의 다이내믹한 소비성향 등을 감안하면 로봇 애완견과 로봇 청소기 등 향후 로봇수요는 폭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전 국장은 이밖에도 전자산업 담당 사무관으로서 당시 외국산에 의존하던 ‘반도체장비의 국산화 방안’을 수립하고, ‘2차전지산업 육성방안’을 마련 등 국내 산업 정책을 두루 거쳤다. 그는 한전 민영화를 담당하면서 가졌던 경험을 모아 ‘한국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과 법률 해설(2001년)’을 집필했으며 OECD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귤과 탱자의 성장전략(2007년)’ 등 2권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또 그는 지식경제부내에서 마당발로도 이름이 높았다. 지식경제부 축구동아리에서 스트라이커이자 감독을 맡으며서 동아리원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원만한 소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심 전 국장의 리더쉽은 높은 평가를 받아 기술고시 출신으로 처음으로 인사계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심 전 국장은 이번에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고 자신의 고향인 구미로 돌아가 ‘우리나라의 실리콘벨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다.그는 “중학교를 수석 졸업하고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였는데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한 국립구미전자공고에 진학해 학업을 지속하고 장래 꿈을 키울 수 있었다”며 “이제는 내가 구미 발전을 위해 헌신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ㆍ관ㆍ학의 협력과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 문화 및 신산업 등 신성장 동력 창출 등을 기반으로 구미를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첨단 IT 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