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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중일의 ‘야성’…잠자던 사자를 깨우다
‘4승1패’ 삼성, SK 꺾고 5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막강투수진에 공격야구 접목

FA 없이 세대교체도 성공적

소통리더십 名家부활 발돋움



새내기 감독이 삼성 야구를 활짝 피웠다.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를 1-0으로 물리치고, 4승1패로 삼성을 2006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류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이 다듬어 놓은 투수력에 자신만의 공격야구를 접목시켜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류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2011년 10월31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부족한 나를 잘 따라준 선수단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특히 토종 삼성맨들이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삼성은 지난 2005년, 2006년 우승컵을 차지했지만 해태 출신의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FA로 영입했던 마해영 심정수, 박진만 등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돈으로 우승을 샀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은 달랐다. 류 감독은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모두 24년 동안 삼성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읽고 있다. 또 오승환 차우찬 안지만 윤성환 등 투수진을 비롯해 배영섭, 김상수, 최형우, 박석민 등 삼성에서 성장한 선수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이들을 앞세운 삼성은 당분간 프로야구의 강팀으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생활을 마감한 이승엽이 삼성으로 돌아오면 내년 시즌에도 ‘최강 삼성’의 입지는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식 야구는 타자들로 하여금 ‘야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독려했고, 번트보다는 기동력을 내세워 상대 마운드를 무력화시키면서 숱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정규리그에서 팀 타율은 (0.259)은 8개 팀 중 6위였지만 득점(625점)은 3위로 진가를 발휘한 원동력이 됐다.

또 삼성이 5년만에 정상에 오르며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던 데는 류 감독은 격의 없는 소통의 리더십이 한 몫을 했다.

‘국보급 투수’였던 선 전 감독이 두 차례 한국시리즈우승 과정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면, 류 감독은 친구이자 맏형같은 리더십으로 ‘초보’의 한계를 장점으로 부각시켰다. 타자가 홈런을 때리면 함께 기뻐했고, 야수와 투수들이 위기를 넘기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줄 알았다.

류 감독은 “한 박자 빠른 야구, 공격적 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우리 팀 공격력은 65점을 주고 싶다”며 “선수들 타격이 더 발전된 상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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