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투데이>‘사즉생’ 팬택 박병엽의 승부수, 통했다
사의표명 하루만에 채권단과 워크아웃 졸업 합의…“재무적 투자자 찾을것” 팬택號 복귀 여부 주목
‘승부사’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승부수가 다시 한번 통했다. 전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산업은행을 비롯한 11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채권단이 팬택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안에 합의한 것이다. 이에 팬택은 2007년 4월 유동성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을 개시한 지 4년8개월 만에 워크아웃 상태에서 벗어나 외부 간섭 없이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채권단을 비롯해 팬택을 도와준 많은 분에게 감사한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피로하고 체력적으로 감당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연초에도 ‘무박 3일’ 유럽 출장을 다녀왔던 사람이 박 부회장이다. 4000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지분을 내놓고, 8000억원의 회사 부채에 보증까지 섰으며, 무려 5년 반 동안 워크아웃을 버텨낸 그가 직접 창업한, 목숨과도 같은 팬택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무엇일까. 정작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비가 올 때 우산을 빼앗는 금융기관, 채권단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이 ‘기업이 어려워지니 금융기관이 서로 발을 빼더라’는 말을 했다. 금융기관이 성장하는 토양은 기업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채권단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사안인데도 팬택의 성공보다는 자기 잇속을 먼저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이 이날 팬택이 과거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돈을 회수했다며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닌 은행의 이름을 나중에 꼭 공개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대주주, 그리고 경영책임자, 경영 리스크담당자에 따른 이득자가 일치되도록 회사와 채권자가 노력해야 팬택이 장기적으로 발전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즘같이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기업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이 곤란하다”고 채권단을 압박했다.


일단 박 부회장은 팬택을 살리기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채권단의 지분을 우선 취득할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청구권)를 갖고 있어 재무적 투자자만 찾는다면 복귀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그는 “쉬면서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사옥 앞에 팬택의 사기(깃발)가 계속 펄럭일 수만 있다면”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팬택을 결코 포기할 박 부회장이 아니다. ‘사람(본인) 목숨보다 기업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박 부회장이 팬택호(號)의 새 주인으로 복귀할지 여부가 이제 최대 관심사이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