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참여 고민” 발언 의미
진보인사와 릴레이 만남대권수업 심증 굳어져…
기부재단 출범·에세이 출간
이달말 구체화 여부 주목
4·11총선 결과가 최종 열쇠
민주통합당 핵심 당직자는 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4ㆍ11 총선 결과에 따라 야권 대선주자로 나서느냐, 킹메이커로 남느냐 하는 것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안 원장이 8일 “기부재단 설립을 위한 일부터 마무리짓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며 정치 참여를 처음으로 시사한 만큼, 그의 선택지는 크게 둘로 나눠질 것이란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안 원장의 정치 참여 쪽에 무게를 둬왔다. 안 원장이 지난달 1일 공식 회견에서 “4ㆍ11 총선에서 강남에 출마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으면서도, 대선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안 원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전후해 김효석 민주통합당 의원의 소개로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한완상 전 통일부 장관,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 진보적 학계 인사들과 릴레이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권 수업’에 대한 심증이 굳어졌다.
이때부터 안 원장의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직접 참여와 간접 개입 둘 중 하나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이달 말께로 예정된 기부재단 출범과 에세이집 출간 등 외부 일정에서 안 원장이 보다 구체적인 정치 행보를 언급할지 주목된다”면서도 “결국 키는 4ㆍ11 총선이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선 결과가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판정나거나 부산에서 야당바람이 불 경우, 야권통합의 일등공신인 손학규 전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름값이 급부상하게 되겠지만, 야당의 결과가 기대밖이라면 안 원장 차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4ㆍ11 총선 이후 야권에서 ‘대안부재론’이 형성될 경우 안 원장이 이를 쉽게 뿌리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사를 그만두고 보안 벤처를 할 때, 의사들은 많아 내가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보안은 그렇지 않았다”고 전직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정치 참여에 대해서도 안 원장은 ‘정치를 하는 것이 지금보다 사회에 더 기여하는 것이냐’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냐’ 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의 정치 행보는 총선 이후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편 새해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안 원장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과 선두 다툼을 벌이며 야권의 유일한 대항마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9일 방영분으로 사전 녹화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 / 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