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선거인단 중 44% 차지
인기영합주의 극복과제로
“80만명의 국민선거인단이 우리 민주통합당을 팔팔하게 만들어주셨다.”(원혜영 공동대표)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이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9일 오전 8시를 기해 시작했다. 이번 투표는 폭발적 참여율만큼 기대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어 민주당 운명을 가늠하는 중요한 정치적 실험이 될 전망이다.
일단 민주당은 예상보다 높은 흥행에 함박웃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모바일투표자는 일반시민 56만8992명에 당비납부 당원 12만7920명까지 69만6912명에 달한다. 거기에다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는 일반시민 7만4369명과 전당대회 당일 직접 참여하는 대의원 2만1000명까지 포함하면 총 80만명에 육박하는 ‘메머드급’ 선거인단이 구성된다. 이는 한국 정당사의 지도부 경선 사상 최대규모다.
투표인단 80만명 대박을 터트린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9일 새로운 당 로그 앞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를 역설하고 있다. 원혜영 공 동대표는 돈봉투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박현구 기자> / phko@heraldcorp.com |
2030 젊은 세대와 수도권 유권자의 참여가 대폭 늘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무적이다. 시민선거인단 중 20ㆍ30대의 비율은 44.4%(25만2684명)에 이른다. 작년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경선 때 당시 민주당 당원명부의 2030세대는 19.4%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수도권 선거인단의 비율이 59.4%로 가장 높았고 호남은 22.7%를 나타냈다.
또한 모바일투표는 최근 정치권을 얼어붙게 한 ‘돈봉투 논란’을 불식시키는 효과도 예상된다. 과거 조직 동원ㆍ돈 거래ㆍ후보 간 담합으로 얼룩졌던 경선 관행에 혁명적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성공리에 이번 경선이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은 총선과 대선 경선에도 이번처럼 모바일투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투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먼저 정당의 중추 역할을 했던 진성당원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정당정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높다. 당권주자들도 대중적인 인기영합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모바일 민심을 파악하기 어려워 결과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많은 비용도 문제다. 전대 총 비용은 1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300명 규모의 전화상담원 콜센터 운영비만 해도 3억5000만원으로 당초 예산을 크게 웃돈다. 반면에 수입은 4억3500만원 정도다. 핵심 관계자는 “당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시민경선 방식을 놓고서 비용 문제를 걱정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흥행으로 비용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모바일투표는 14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실시된다. 민주당은 15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2만1000여명) 투표를 실시한 뒤 대의원 투표(비중 30%)와 국민참여 투표(비중 70%) 결과를 합산해 6명의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