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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생 영화관 점령사건…무슨일이?
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한 10층 건물에 있는 영화관.

낮시간 이 영화관은 영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그러나 밤이 돼 어두컴컴해지면, 다른 손님(?)들이 찾아왔다. 바로 즐겁지 않은 중학생 손님들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날씨가 덥거나, 요즘같이 추워지면 중학생들은 이 건물을 찾아 왔다.

중학생들은 관람객들이 빠진 영화관에 들어가 담배를 피웠다. 잠을 자기도 했다.

영화상영 종료시간에 맞춰 상영관으로 몰래 들어 가거나, 좌석 정리를 하는 틈을 이용해 몰래 숨어 있다가 좌석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매점도 이들 중학생들 차지였다. 매점 팝콘을 빼먹은 것은 기본이었다.

건물 옥상도 이들이 독점했다. 새벽에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멈추기 때문에 일부 중학생들은 외벽에 있는 비상용 사다리를 타고 10층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추운 밤에는 옥상 정원에 있는 나무가지를 꺾어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중학생들은 약 4~5개 무리, 20여명에 달했다.

이 건물 관리를 맡고 있는 A(38)씨는 “아이들이 CC(폐쇄회로)TV 위치는 물론 근무 교대 시간과 취약지역까지 꿰뚫고 있는 것 같다”며 “마땅이 갈 곳 없는 가출청소년들이 이 곳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건물 경비원 B(63)씨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는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할아버지 뻘인 나에게도 ‘형님, 형님’거리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도 피해지만 혹시나 아이들이나 건물에 사고가 생길까봐 걱정된다”며 “출입을 막기위해 근무시간도 늘려서 감시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요리조리 피해다니거나 적발되어도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인 것을 모른 체 한다”고 답답해 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움직이자 경찰까지이 동원됐다.

지난달 이 건물 방재팀은 CCTV에 잡힌 팝콘을 먹는 일부의 아이들을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중랑경찰서는 지난 30일에도 이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가 숙식을 한 C(16)군 등 중학생 5명을 잡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결손가정 등 부모의 관심이 소흘한 아이들이 잘 곳을 찾다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발된 아이들에게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는 등 계도를 위해 더욱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국ㆍ서상범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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