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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텃세와 애정사이
올해로 골프장 생활을 한 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만큼 저는 캐디라는 일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에피소드와 경험을 하며 그렇게 그렇게 캐디라는 직업을 만족하고, 또 싫어하고, 또 좋아하며 젊은 날을 같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3군데의 골프장을 거쳤습니다. 멋 모르고 첫 번째 골프장에 입사했을 때, 참 힘들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텃세라는 것이었지요.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선배들은 저를 따뜻하게 받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항상 챙겨주시던 한 선배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텃세는 애정이 있어야 생기는 거야.”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고, 속으로 삐죽댔던 말입니다. 아마 지금 이제 캐디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게 무슨 말이야” 라고 하실 겁니다. 저도 후배라는 존재가 생기기 시작하고 나서야 느끼고 알게 된 것이었지요.

캐디라는 직업이 참 이직률이 많지요.

이리저리 떠나는 친구들을 보며 또 나 자신이 떠나보니 “떠나는 사람은 시원섭섭하지만. 남는 사람은 허전함과 공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말 애틋한 마음으로 정을 줬던 사람이 떠날 때 받는 상처란….

물론 그 사람이 좋은 일로 떠날 때는 기뻐하고 축하해주지만, 그냥 혹은 갑자기 떠날 때 받는 마음의 상처는 그 사람을 생각하고 아꼈던 만큼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저를 봤더니 사람에게 약간의 벽을 두게 되더라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정을 주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운함이 생길까 사람이 두려워지고 ‘내가 텃세라는 것을 부리고 있구나’ 느껴졌습니다. 몰랐습니다. 이런 것이 텃세라는 것을.

한 신입 후배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선배님은요, 알고보면 참 좋은 사람인데, 첨엔 참 차갑고 재수없더라고요.” 당돌한 후배입니다. 아무리 회식자리지만 재수없다니. 그냥 웃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대답은 “텃세는 애정이 있는 사람이 부리는 거야”라는 말이었습니다. 예전 제가 존경하던 한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던 말입니다.

지금도 텃세를 부리냐고요? 지금은 한 단계 더 넘어간 듯 싶습니다. 텃세라기보다 약간의 감정 조절을 한다고나 할까요. 적당히 마음을 다스리고 있지요. 애정을 주지만 상처받지 않게 조심하고.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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