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타이거 우즈보다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벨리퍼터 등 롱퍼터의 열풍이었다. 어르신들이 주로 쓰는 것으로 여겨졌던 롱퍼터를 젊은 프로선수들이 잇달아 들고나와, 우승행진을 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과연 몸에 대고 퍼트를 하기 때문에 일반 퍼터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규정을 개정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천덕꾸러기’ 롱퍼터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골프용품시장을 구해낼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최근 ‘골프계에서 점점 거세지는 센세이션, 벨리퍼터가 골프용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A growing Sensation on the Green-Belly putter could lift golf equipment sales)’라는 기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해 벨리 퍼터 열풍이 불기 전까지는 골퍼들이 가장 바꾸지 않는 클럽이 바로 퍼터였다. 국내 한 골프브랜드 관계자는 “드라이버나 우드 아이언은 안맞으면 쉽게 교체하지만, 퍼터는 한번 구입하면 10년 동안 안바꾸는 골퍼도 많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도 퍼터시장이 가장 위축되어온 클럽시장이었다. 2003년 2억달러의 매출고를 기록한 뒤 계속 매출은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1억4130만달러 규모로 줄어들었다.
퍼터제조를 하고 있는 스티브 보키에리는 “벨리퍼터가 시장을 살릴 기폭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여름 벨리퍼터를 제조했으나 메이저 도매업체에서 사가지를 않아 창고에 처박아뒀다. 그러나 8월 키건 브래들리가 PGA챔피언십에서 벨리퍼터를 들고 우승을 차지히자 이후 전체 벨리퍼터 시장의 매출은 400%까지 급신장했다는 것이다. 보키에리씨 역시 10월들어 미국내에서 800자루, 캐나다에서 1000자루의 주문을 받았다. 그는 “1년 판매량도 많은 주문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샤프트제조사인 트루 템퍼 역시 2010년 롱퍼터용 샤프트 6만개에서 지난해 12만개로 두배나 늘어났다. 올해는 50만개가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퍼터부문 1위인 캘러웨이의 오딧세이 역시 2010년 8000개에서 지난해 3만4000개로 판매량이 400% 넘게 늘었다. 올해 예상판매량은 10만개.
물론 “진정한 골프가 아닌 벨리퍼터를 쓰는 사람과는 라운드를 하지 않겠다”는 골퍼들도 있을 만큼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지만 당분간 벨리퍼터의 인기는 당분간 화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