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감독에 히딩크 등 물망
4년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전격사임했다.
영국 BBC는 9일(이하 한국시간) 카펠로 감독이 데이빗 번스타인 FA회장과 웸블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카펠로 감독이 유로 2012 본선을 불과 4개월 남짓 남겨놓은 상황에서 사임하기로 한데는 인종차별 발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존 테리(32)의 대표팀 주장직 박탈로 인해 잉글랜드 축구협회(FA)와의 심각한 충돌 때문이다.
회동 직후 카펠로 감독은 고향인 이탈리아의 언론을 통해 “존 테리 문제를 놓고 FA는 나를 모욕했고 내 권위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선수 선발 등 선을 넘어선 행위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다. 그것이 내가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존 테리는 지난 해 10월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안톤 퍼디낸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당해, 오는 7월 재판정에 서야하는 상황이다. 퍼디낸드는 “Fucking black cunt”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테리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FA 이사회가 존 테리의 주장직 박탈 결정을 내리자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TV방송에 출연해 “법정에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제 3자에게 징계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테리가 주장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카펠로 감독의 후임으로는 토트넘의 해리 래드넵과 거스 히딩크 전 터키대표팀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